윤상현 “대화 유포는 음모” 김무성 면담 불발 후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했지만…

“술을 정말 많이 마셔 기억 가물가물” 靑 인사인지엔 “험한 말 할 분 없다”

윤상현 “대화 유포는 음모” 김무성 면담 불발 후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했지만… 기사의 사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9일 국회에 있는 당대표실을 찾았다. 김 대표를 만나기 위해 지역구인 인천에서 올라온 길이었다. 윤 의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동안 회의실 밖에서 20분 넘게 서서 기다렸다. 하지만 회의를 마친 김 대표는 윤 의원을 만나지 않고 다른 문으로 빠져 나갔다.

대표실에서 나온 윤 의원에게 취재진이 몰렸다. 그는 “일단 대표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여러분 모두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그 다음이었다. 윤 의원은 “취중의 사적 대화까지 녹음해 언론에 전달하는 행위는 의도적인 음모”라며 “취중에 실언한 건 사실이지만 이걸 녹음해 유포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작 중요한 통화 상대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그는 “술을 정말 많이 마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통화 내역을 봐도 이 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 공천관리위원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고, 청와대 인사인지에 대해선 “제가 그런 험한 말을 할 수 있는 분이 (청와대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는 사람”이라고 공천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윤 의원은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등이 정계 은퇴를 요구하자 “저 자신도 대단히 황당하고 송구스럽다. 자중자애하겠다”는 말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친박은 공천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불붙은 와중에 터진 돌발 악재에 고민이 깊어졌다. 더군다나 윤 의원이 전화 통화를 한 상대가 또 다른 친박 의원으로 드러나 난처한 상황이 됐다. 윤 의원은 해당 의원에게 “형”이라고 칭하며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부터 솎아내라고,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했다. 친박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친박은 막말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가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 의원은 “편한 자리에서, 그것도 술 취한 사람이 지인과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해 그 육성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됐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사적인 대화 내용을 문제 삼아 컷오프를 요구하거나 정계를 은퇴하라는 건 정치공세”라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세상이 참 흉악해졌다. 이게 무슨 공작도 아니고 앞으로 그런 일은 벌어져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친박 쪽에선 내심 막말의 빌미를 제공한 건 김 대표 아니냐는 불만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있지도 않은 살생부 얘기를 꺼내면서 먼저 친박을 자극했다는 거다. 친박이 살생부 파문이 불거졌을 때 김 대표 사과로 더 이상 문제삼지 않은 것처럼 이번엔 김 대표가 적당한 선에서 덮고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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