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 “9월 시행 김영란법은 투명 사회를 향한 출발점” 기사의 사진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민과 영세기업 등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과 고충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과 관련해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출발점”이라면서도 “적용 대상 중 공직자가 아닌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돼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많은 점 등을 감안,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5대 위원장으로 취임해 임기 3개월째인 그는 “국민권익위가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동시에 국민들의 어려움을 보살피고 보듬는 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서 만났다.

-논란이 많은 김영란법이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언론과 사학 등 민간 영역이 포함된 것과 관련,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기 때문에 조금 유동적이긴 하다.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 잘 알고 있고 경청할 만한 내용들이다. 향후 시행령에 기본적 입법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실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행 과정에서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 의견을 수렴하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 헌소 결과는 지켜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시행령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적용할 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경제가 어려운데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틀린 것은 아니다. 국내외 경제가 어려우니까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점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축산물, 음식점, 요식업소 등에서 소비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우려들은 처음 논의할 때부터 있었고 한동안 법안이 잠자고 있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이 법안을 깨웠다. 고질적인 부패를 끊지 않고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된다고 해서 경제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것이다. 국민적 기대감과 지지가 있는 입법 취지는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경제적 부작용을 피해야 한다. 그래서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기가 안 맞으면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 그런 점도 감안해 시행령에 반영토록 노력하고 있다. 문제점을 보완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국회의원이나 공직자가 자녀를 특채하거나 친인척 회사에 정부 공사를 발주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도 빠졌다.

“국민권익위가 제출한 원안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빠졌다. 이번 19대 국회에서 정리하기에는 시기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렵다. 20대 국회에서 그 부분을 포함해 논의될 것으로 본다.”



-취임 이후 중점을 두고 싶은 일은.

“임기 중에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서 치적이나 업적으로 삼고자 하는 그런 욕심은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권익위에 부여된 주요 업무는 권익 개선, 고충민원 처리, 부패 방지, 행정심판 등이다. 이들 분야에서 실질적 해결이 중요하다. 규정에 따라 열심히 업무를 수행했지만 이뤄진 게 없다면 의미가 없지 않나. 열심히 수술했으나 환자는 죽었다, 그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환자에겐 아무 소용 없는 것처럼 열심히 해서만 될 게 아니다. 예를 들면 어떤 민원이 행정심판 부서에 접수됐을 때 열심히 검토했지만 담당 분야가 아니면 법률에 따라 각하하면 된다. 하지만 행정심판이 아닌 고충민원 분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면 해당 부서로 보내 해결할 수 있지 않나. 아니면 한 부서에서 처리할 수 없는 것을 여러 부서가 협조할 수도 있다. 필요할 경우에는 제도 자체를 바꿔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 아닌가. 이를 위해 겸손하게 눈높이를 낮춰서 보려고 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해 조정이 필요한 민원이 많아 균형감각도 중요하다. 정부, 기업, 개인 모두에게 청렴 문화가 내재화되고 선순환하는 청렴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데 국민권익위가 역할을 하고자 한다.”



-종전의 부패방지위, 국민고충처리위, 행정심판위 등이 통합돼 국민권익위가 만들어진 지 8년이 지났는데 화학적 결합은 이뤄졌나.

“내부적 통합이 이뤄졌고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이 닦였다고 본다. 부서 간에 유기적 연관과 소통 속에서 민원의 실체를 찾아내 실질적으로 해결해주려고 한다. 완전한 화학적 결합까지는 몰라도 전문성과 안정성을 모두 감안해 인사 교류도 하고 있다. 법무부나 국방부 등을 제외하면 시대 요청에 따라 각 부처가 결합하고 분리되는 등 정부조직 개편이 이뤄져 왔다. 국민권익위가 출범한 지 8년이 지나 지금은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 충분히 융합돼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부처나 기관 간에 민원을 서로 떠넘기는 일이 많다.

“정부 여러 부처에 민원창구가 있지만 국민권익위가 민원의 최후 보루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민원인 입장에서 이 기관 저 기관 가도 해결이 안 되고, 시에 가면 도에 가라 하고, 도에 가면 시에 가라 하고 그럴 때 국민권익위가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관련 기관과 협의하는 자리도 마련해 민원 진행 상황과 법령 등을 설명해준 뒤 이 기관은 이것, 저 기관은 저것 맡아라, 예산은 분담하자, 이렇게 현장 조정을 한다. 이런 방식으로 30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민원을 해결해준 사례도 있다. 각 기관도 서로 떠넘기다 합리적 방안을 제시하면 대부분 수용하고 오히려 고마워한다. 이 기관에서 저 기관으로, 이 부서에서 저 부서로 떠넘기는 소위 핑퐁 민원을 국민권익위가 통제하고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65건의 집단 민원을 이러한 조정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민원인 입장에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해야 하는지, 국민권익위에 민원신청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부처 간 업무가 분명히 나뉘면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민원인 입장에서 어디에 민원을 넣을지 고민될 땐 국민권익위 민원창구인 110 콜센터로 전화하면 된다. 어떤 민원을 A기관이 B기관으로 보내고, B기관이 C기관으로 보내는 상황이 되면 세 번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국민권익위가 나서서 조정을 해준다. 민원이 해결된 민원인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민원이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담당 공무원의 노력과 배려, 공감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민원인도 있었다.”

성영훈 위원장은

1961년 서울 출신으로 명지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6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25년 동안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법조인이다. 원칙에 충실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면서도 이해심이 많은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 부부장 △대구지검 영덕지청장 △법무부 검찰4과장·공보관·검찰1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춘천지검 강릉지청장 △대검찰청 전략과제연구관 △서울남부지검 차장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대구지검 1차장 △법무부 법무실장 △광주지검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신종수 부국장 js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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