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운동권 살았다… 계파 청산은 헛구호?

더민주 2차 컷오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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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청래 윤후덕 의원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부 의원을 제외한 상당수 현역 의원을 단수공천하거나 경선에 부친 것은 '당선 가능성'을 가장 중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강조해온 계파주의 척결의 핵심 세력인 '친노(친노무현)·운동권'은 고스란히 자리를 보전한 '알맹이 빠진 공천'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현역 물갈이' 강행 시 후보군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도 반영됐다.

◇공관위 “자신의 말에 책임져야”=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공천심사에서 사실상 탈락한 이유로는 그동안의 ‘막말 논란’이 우선 꼽힌다.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10일 “정 의원이 면접 심사에서 일부 언론이 자신의 발언 가운데 일부분만 부각시켜 논란을 확대시켰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결국 본인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 아니냐”며 “미디어 환경이 변화했다 해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의원의 높은 인지도와 당 기여도 등 때문에 공관위원들 간 이견도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갑) 역시 딸 취업청탁 전화 논란이 탈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공천 탈락한 강동원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지난해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거친 발언을 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이력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좌현 의원(경기 안산 단원을)은 의정활동이 미흡했다는 평가에 의해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친노·86그룹 상당수 단수공천=공관위는 이날 23명의 현역 의원을 단수공천하고 4명은 경선에 부쳤다. 김 대표가 ‘낡은 진보’ ‘계파주의’ 청산을 공언한 만큼 대대적 공천 탈락이 예견됐던 친노·‘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도 대부분 단수공천을 받았다. 친노 진영에서는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과 비례대표인 배재정 최민희 의원 등이, 86그룹에서는 이인영(서울 구로갑) 우상호(서울 노원을) 의원과 송영길 전 의원 등이 본선에 직행했다. 당 일각에서는 “특정 그룹에 속한다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과 “김 대표가 공언했던 ‘계파주의 청산’이 구호에 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잔치를 해야 하는데 밥상 위 음식을 다 버리라고 하면 밥과 콩나물만 가지고 무슨 잔치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미 35명의 의원이 탈당이나 불출마, 공천 배제 등의 이유로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돼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대규모 물갈이를 시도할 경우 명분만 살리고 실리는 챙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역 여성 의원도 공천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고 있다. 공관위 측은 “30%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해야 한다는 당헌 때문에 현역 여성 의원들을 탈락시킬 경우 당헌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더민주 공천에서 배제된 여성 의원은 전정희 임수경 의원뿐이다. 홍 위원장은 이종걸 원내대표(경기 안양 만안)를 단수공천한 것과 관련해 “원내지도부를 흔들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서울 구로을)도 단수공천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날 비대위회의에는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 정호준 의원의 지역구(서울 중·성동을)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는 안건도 상정됐으나 보류됐다.

한편 김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총리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은 안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에게) 언제 한번 만나자고 했다”며 “만나자고 하면 만난다고 하지 안 만난다고 그러겠느냐”고 말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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