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1부 ④] WHO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은 심혈관질환·다발성경화증 등 해당 기사의 사진
1부: 호스피스, 나를 위한 선택

④ 암 아닌 말기환자는 어떻게


세계보건기구(WHO)는 말기 암 외에도 만성질환과 희귀질환까지 폭넓게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에이즈, 만성호흡부전, 당뇨병, 간경화,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 급사를 제외한 심혈관질환, 신부전증,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류머티즘성관절염, 약제 내성 결핵 등이 모두 포함된다. 어린이의 경우 선천성기형(심장기형 제외), 혈액 및 면역질환, 뇌수막염, 콩팥질환, 신경계질환, 신생아질환이 해당한다. 영국 대만 미국 등도 돌봄 기간이 길어 부담이 큰 여러 말기질환을 호스피스 대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을 더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팀이 지난해 11월 20∼69세 500명을 조사한 결과, 96.1%가 “암이 아닌 말기질환도 호스피스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상에 포함되기를 희망하는 질환은 치매가 72.5%로 가장 많았고 파킨슨병(64.1%) 뇌졸중(61.6%) 루게릭병(20.9%) 만성신부전(19.4%) 등을 꼽았다. 최근 제정된 웰다잉법도 하위 법령에서 다른 말기질환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호스피스 대상 질환과 서비스 범위를 빠르게 늘릴 경우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증가하고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최윤선 이사장은 “말기 암 환자의 호스피스 이용률이 14%를 넘지 못하고 호스피스 병상과 전문인력 부족, 가정호스피스 기반 부재 등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호스피스 대상의 급격한 확대는 되레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질환으로 확대하려면 우선 해당 질병 환자·가족의 신체적, 심리·사회적 문제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현실에 맞는 최적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현 인프라 수준을 고려할 때 다양한 형태의 호스피스가 필요하다. 일본처럼 입원형 호스피스는 말기 암 환자로 국한하고 가정호스피스는 비(非)암 질환에 개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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