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종인표 공천’ 파장… ‘패권 논란’ 잠재우며 ‘개혁 물갈이’ 부각

상징적 ‘거물’ 손봐 효과 극대화金 대표 ‘이해찬 퇴출 악역’ 자처

더민주 ‘김종인표 공천’ 파장… ‘패권 논란’ 잠재우며 ‘개혁 물갈이’ 부각 기사의 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갖기 전 4·13총선 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표창원 우윤근 박영선 비대위원, 김종인 비대위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변재일 이용섭 비대위원.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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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4일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친노(친노무현)계의 상징적 존재를 쳐내는 방법으로 ‘계파 패권 청산’이란 명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패권주의 청산 효과 극대화=김 대표가 장고 끝에 이 의원의 정치생명에 칼을 휘두른 것은 그동안 ‘김종인표 공천’에서 패권주의 청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친문(친문재인)계 현역 의원 상당수가 공천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서 국민의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았다. 그러나 김 대표 입장에서는 ‘친노’나 ‘운동권’이라는 이유로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킬 경우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마주해야 했다. 결국 그는 친노를 상징하는 이 의원을 공천 배제하는 ‘결단’을 통해 친노 패권 논란을 잠재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악역’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 의원이) 명예롭게 퇴진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용퇴가 불가피하다. 누가 악역을 맡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그는 이 의원에게 친전을 보낸 후 낙천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꼬이면서 이 의원과는 추후 회동키로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2일 김 대표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에게 “총선 승리를 위한 결단임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반강제로 권유하다시피 모셔온 분이고, 세종시 건설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김 대표는 13일 문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원 용퇴 불가피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의원 측은 15일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이 의원 공천 배제 카드에 대해 ‘선거구도 전체를 고려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를 통해 여야 지지층 모두에게 호소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종인표 공천’에 따라 문희상 의원과 이 의원 등 친노계 원로들은 김 대표의 칼날을 정면으로 맞았다. 정세균계는 3선의 강기정 전병헌 오영식 의원에 이어 5선의 이미경 의원까지 탈락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정세균(서울 종로)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가 친노는 머리를 자르고, 정세균계는 몸통을 잘랐다”고 했다. 반면 친문계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심사를 통과해 당내 주류 진영이 친노에서 친문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유대운(서울 강북을) 김기준(비례대표·서울 양천갑) 이상직(전북 전주을) 김우남(제주을) 의원 등 4명의 현역 의원이 1차 경선에서 탈락했다. ‘비노 세작’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은 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 의원과 테러방지법 국회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서 10시간 넘게 연설한 은수미(비례대표·경기 성남중원) 의원은 경선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모두 29명이 됐다. 민주통합당 출신의 박용진 전 대변인이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장을 따낸 것도 눈에 띈다. 공천에서 탈락한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통합 “시효 지났다”=더민주는 국민의당 김한길(서울 광진갑)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의 지역구에 각각 전혜숙 전 의원과 조상기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을 공천하며 야권통합 논의도 사실상 종결했다.

더민주 내에서는 이 의원 공천 배제로 ‘친노 패권주의’ 청산이라는 국민의당의 명분을 상쇄하고, 강기정 의원의 탈락과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의 경선 발표로 ‘광주 개혁공천’의 명분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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