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이춘희 세종시장]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확충… 실질적 행정수도 만들 것” 기사의 사진
이춘희 세종시장이 15일 세종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세종시 건설은 2030년까지 계속되는 국책사업인 만큼 국가의 든든한 지원이 지속돼야 당초 구상대로 명품 도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조그만 원탁이 보였다. 차를 마실 때 쓰는 크기 정도 밖에 안돼 보였다. 그런데 이 시장은 거기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다른 지자체장들 인터뷰할때는 원탁이 너무 커서 불편했는데 이번엔 너무 작아서 어색했다. 이 시장은 “큰 원탁에서 보고 받고 얘기나누는 게 권위적인 것 같아 작은 게 편하다”고 했다. 체질적으로 격식을 따지는 걸 싫어하는 듯 했다. 그를 15일 세종특별자치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요새 가장 신경쓰는 일은 뭔가.

“그동안은 정말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사람들이 당초 계획했던 대로 잘 굴러가는 거냐, 또 중단되는게 아니냐라고 걱정을 했는데 지난해에 그 우려에서 벗어났다. 작년이 획기적인 한해였다. 2012년 특별자치시 출범때 전체 인구가 10만명, 신도시가 5000명이었는데 지금은 신도시가 12만명이 됐다. 작년 한해에 5만8000명이 늘었다. 그래서 더이상 세종시 계획을 못믿겠다는 얘기는 안 나온다. 제일 큰 고민거리에서 해방됐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기왕하는 거 잘해야 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여전히 2005년 전체 도시계획 당시의 구상이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남아있다. 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인데 국가가 ‘이제 어느정도 됐으니 세종시 자체적으로 알아서 하라’고 할까봐 걱정된다. 그런 순간 이 도시는 주저 앉게 된다. 국가가 계속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야 한다.”



-세종시 구상에 더 필요한 게 있다면.

“행정중심복합도시는 2030년까지 계속되는 국책 사업이다. 국가가 약속한 지원을충실히 해줘야 신뢰를 잃지 않고 투자가 잘 이뤄질 수 있다. 세종시 시장에 처음 출마할 때 첫 번째 공약으로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위한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내걸었다. 그 때는 뜬금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 그 얘기에 공감한다. 세종시 관련 법통과시킬 때 애를 먹이던 새누리당 의원도 지금은 ‘국회를 통째로 옮겨야 될 것 같다. 제대로 만들어야지 온통 길거리에서 시간을 다 보내서 안된다’고 하더라. 정의화 국회의장도 2년전에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 정 의장은 현재 세종시 명예시민이다.

-현재 도시의 완성도는 어느정도 되나.

“인프라로는 절반정도 됐지만 인구 목표 50만명 기준으로는 4분의 1쯤 됐다. 도시의 완성도를 평가할 때 굴다리 시장이 생기고 포장마차가 생기면 도시가 완성됐다고 본다. 사람이 온뒤로 도시가 형성된다. 또 도시계획에서 가장 어려운 게 교육이다. 그래서 과거 행복청장 때 김진표 교육부총리에게 학교 짓는 권한을 내게 달라고 요청해 행복청에서 직접 지었다. 그래서 교육 시설이 아주 뛰어나다. 소위 유비쿼터스 도시로 만들자고 해서 스마트러닝을 도입했다. 초등학교에선 태블릿PC로 수업하고 칠판도 전자칠판으로 해놨다. 시설이 좋으니 주변에서 젊은 엄마들이 애들 손잡고 이사왔다. 일부 지역은 원래 계획보다 아이들이 3배 정도 몰려 감당이 안된다. 여기에 국제고와 과학영재학교도 있다. 전체 계획은 진주목걸이처럼 BRT(간선급행버스) 대중교통축을 중심으로 마을을 22개 갖다 붙이고 거기에 200개 학교를 짓기로 돼 있다. 한 마을의 크기가 1㎢다. 이 마을 가운데에 초등학교 2개와 중학교·고교 각 1개가 들어선다. 아무리 멀어도 500m 정도를 걸으면 등교할 수 있다.”



-도시의 자족기능 확충은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있나.

“행정중심 복합도시는 행정기능 중심으로 여러 자족기능이 복합된 도시를 만드는 게 기본 취지다. 중앙부처 이전까지 15만명 도시를 만드는 게 1단계인데, 최종 50만 도시 중 나머지 35만명은 첨단산업, 보건의료, 대학연구, 지방행정 등 다른 6개 기능으로 만들게 된다. 이 부분도 3분의 2정도가 진행됐다. 지방행정과 관련해 군청 시청 우체국 경찰서 법원 등이 와야된다. 앞으로 대학 연구 기능, 첨단산업 유치 등 해야할 일이 많다. 대덕연구단지는 포화상태다. 대덕에서 기술개발해 산업화시키려면 비즈니스가 필요한데 주변에 인프라가 없다. 세종시와 주변에 그런 기능을 갖추면 대덕에서 신동 지구, 세종시, 오송까지 연결되는 과학비즈니스벨트가 형성된다. 이 도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해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확충에 주력할 시점이다.”



-세종시 원도심과 신도시간 양극화 문제 해법은.

“우리도 도시내 불균형 문제가 있다. 조치원 사람들은 옛날에 조치원이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쇠락해 상실감이 크다. 원도심은 인구 4만명 정도로 크기도 작지만 낡은 도시다. 신도시와의 격차를 해소하려면 조치원쪽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청춘조치원프로젝트라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치원역이 111년 전에 세워졌는데, 원래 있던 역을 부수고 1999년에 새로 지었다. 그런데 그것도 이미 낡았다. 그래서 오늘 조치원역과 주변지역 정비를 위해 철도공사와 MOU를 체결했다. 조치원역이 얼굴이고 주변이 옷이다. 옷은 말끔하게 단장하고 있는데, 얼굴인 조치원이 방치돼선 안된다. 조만간 깔끔한 얼굴을 선보일 것이다.”

-세종시에도 관광객을 끌어들일 요인이 있나.

“세종시에는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뭔가가 있다. 서울이나 도쿄, 런던, 파리를 방문하면 과거를 상상하면서 걷고, 어떤 역사가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본다. 세종시는 그런 게 없다. 그래서 과거를 상상하는게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면서 볼수 있다. 이 도시가 10년후, 50년후에 어떤 모습으로 돼 있을까. 세종시 오면 세종시를 자체를 느끼고, 나중에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증을 갖고 세종시가 건설돼 가는 모습을 볼 수있다.”



-건설이 진행중인 도시의 시장이어서 바쁠텐데.

“세종특별자치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차치단체의 지위를 겸한 구조다. 서울은 시와 구가 있는데 여기는 구가 없는 도시다. 통상 광역단체에서 정책집행 기준을 만들고, 시군구에서 집행하는데 세종시는 기준을 만들고 집행까지 같이 하는 구조다. 효율적인 측면도 있지만, 두가지를 다해야 하니 힘들다. 아마 내가 박원순 서울시장보다 일이 많을 것이다.”

■ 이춘희 시장은

이춘희 세종시장은 참여정부 시절 신행정수도 계획을 세울때부터 인연을 맺어 시장까지 지내고 있는 도시계획 전문가다. 이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아무 인연도 없었는데 권오규 당시 정책기획수석이 신행정수도 추진을 도와달라고 하더라. 자신이 기획단장을 맡을 테니 함께 하자고 해서 난 건설교통부 소속이니까 지원단장을 맡겠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그후 이 시장은 2003년 3월부터 신행정수도 관련 법을 만들고, 입지 선정하고, 땅사고 하는데 꼬박 3년을 보냈다. 2006년에는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맡았고, 건설교통부 차관을 거친 뒤 돌고 돌아 2014년 7월 2대 세종시장에 당선됐다. 이 시장 만큼 세종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속속들이 알고 이해하는 사람은 없는 셈이다. 그는 세종시와의 인연에 대해 “운명 같다”고 했다.

△1955년 전북 고창 출생 △행정고시 21회 △건교부 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 주택도시국장△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건교부 차관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세종특별자치시장

노석철 사회2부장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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