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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윤영호] 최고의 호스피스법 준비 서둘러야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법… 정부는 물론 병원들도 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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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대 국회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호스피스법)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이를 공포하면서 2017년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처음 발의됐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이번 국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국회의 치열한 논의와 노력, 정부의 설득 그리고 국민의 염원이 결집돼 극적으로 통과됐다.

암관리법에 말기암 환자를 위한 완화의료가 포함돼 있어 전국 60여개 완화의료전문기관에서 입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완화의료수가가 건강보험으로 인정됐고 3월부터 17개 의료기관에서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호스피스법은 기존 암관리법과는 차원이 다른 세 가지 커다란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의 역할을 치료는 불가능해졌을 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인간을 전인적으로 돌보는 의료’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죽음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불가능해졌을 때 죽음을 ‘치료의 실패’가 아니라 ‘삶의 완성’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환자와 가족, 국민 개개인이 져야 했던 죽음이라는 짐을 이제 사회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호스피스법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법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법이 온전히 시행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구체화하고 표준화된 연명의료결정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서식, 작성 지침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일부 요양병원들로 인해 자칫 ‘현대판 고려장’이나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호스피스와 연명의료 제도화의 대상을 말기암 환자에서 다른 질환에 의한 말기 환자로 확대함에 따라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말기 판단 절차와 시기 그리고 제공되는 진료 내용 등을 연구하고, 말기환자 진료지침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해야 한다. 법에서는 삶과 죽음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명의료 결정과 호스피스를 적극 이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을 ‘호스피스의 날’로 정해두었다.

조직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법에 보건복지부는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차관이 위원장이 되는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두도록 돼 있다. 현재 복지부 내에 관련 업무가 여러 국과 과로 분할돼 있어 차질 없이 시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실장급의 추진단장을 임명해야 하며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년 호스피스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기 위해서는 복지부가 서둘러 내년 사업 내용을 확정해야 한다.

병원들은 법 시행 전에 연명의료계획 서식과 절차, 지침을 만들고 담당 의료진을 교육해 호스피스 진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들도 호스피스와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를 가족에게 밝히고 서면이나 녹음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법안이 시행되려면 2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디에서’ ‘어떤 돌봄’을 받으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바람직한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래야 정부가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며 병원들도 준비할 수 있고 국민들이 갈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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