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온라인 VS 오프라인 ‘쇼핑 전쟁’… 최후 승자는?

월마트·아마존, 서로 ‘최저가’ 선포… 대결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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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 발표된 ‘유통 공룡’ 월마트의 2015년(2015년 1월∼2016년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0.7% 줄었다. 월마트 매출이 감소한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월마트는 달러 강세를 매출 감소의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오프라인 기반의 월마트가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같은 날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체를 겨냥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공언하긴 했지만 최근 급성장한 쿠팡 등 소셜커머스를 정조준했다. 이마트는 최저가 선언 이후 상품, 배송 등에서도 혁신을 통해 ‘온라인 최강자’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쇼핑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쏠리면서 각국에서 오프라인에 뿌리를 둔 거대 유통업체와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 간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자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도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비롯한 온라인 전략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유통 공룡 따라잡은 온라인 공룡

샘 월튼이 1962년 미국 아칸소주에 낸 잡화점에서 시작된 월마트는 ‘상시 최저가(Every Day Low Price)’를 앞세우며 미국 시장을 평정했다. 디스카운트 스토어, 회원제 창고형 매장 등 다양한 업태를 단계별로 선보이며 1990년대 이후에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지 업체 인수 등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으며 덩치를 급속히 키웠다. 2008년 매출 4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유통 업체이자 세계 최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계속될 것 같았던 월마트 신화에 균열이 생긴 것은 1995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등장하고 나서다. 첫해 매출 1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아마존은 싼 가격과 쇼핑 편의성을 앞세우며 취급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수익성도 개선돼 2000년 14억 달러까지 확대됐던 영업적자는 지속 감소해 2003년 마침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았던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2010년 이후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2010∼2014년 사이 매출을 342억 달러에서 889억 달러로 159% 성장시키는 동안 월마트의 매출은 4213억 달러에서 4856억 달러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매출과 영업이익은 월마트가 아마존을 압도하고 있지만 성장세에선 아마존이 월마트를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이는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 7월에는 아마존의 시가총액(2480억 달러)이 월마트(2330억 달러)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월마트 성장이 꺾인 것은 오프라인 소매업 자체의 경쟁 심화에도 원인이 있지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만큼의 경쟁력을 갖지 못한 데 더 큰 원인이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을 소형화하고 온라인과의 연계에 공을 들였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픽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에 대한 물량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온라인 분야에 2년간 20억 달러(2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을 직접 겨냥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아마존 프라임 회원 시스템을 본떠 멤버십 도입 계획을 밝히고,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 데이에 맞춰 맞불 할인도 펼쳤다. 지난해 9월에는 월마트가 삼성, 애플의 태블릿 PC를 판매하면서도 아마존의 태블릿 기기인 킨들 파이어 판매 중단 의사를 밝히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아마존에 이어 드론을 이용한 배송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지난해 월마트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137억 달러로 아마존(830억 달러)과 격차가 여전히 크고 증가율 역시 5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마트 VS 쿠팡 가격 전쟁

이마트가 최저가격 전쟁을 시작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최저가 이미지를 심어준 것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둬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평가하기에는 기간이 짧다”고 밝혔다. 쿠팡은 쿠팡대로 최저가 제품 카테고리 매출에 변동이 없어 고객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가격 차가 크지 않아 매출에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월마트와 아마존 간 경쟁을 보면 온라인 유통업체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사례를 국내에 적용할 수는 없다. 아마존의 경우 연회비를 내면 무료로 이틀 안에 배달해주는 프라임 회원제를 운영해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가능했다. 미국에서만 5400만명에 이르는 프라임 회원은 일반 고객에 비해 거래액이 훨씬 많다. 반면 국내에선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배송 서비스를 차별화했지만 미국에 비해 국토가 좁고, 택배 등 물류가 발달돼 있어 아마존만큼 차별성을 갖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로켓배송 체계를 갖추고 유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업계 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절대적인 신선식품의 경우 미국과 달리 근거리 배송이 가능해 공급자만 제대로 확보한다면 온라인쇼핑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경쟁이 온라인쇼핑에서 가격 외에 고려할 요소가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마트가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를 직접 겨냥했음에도 소셜커머스의 해당 제품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었다. 온라인쇼핑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이 절대적인 기준이었다면 아마존보다 월마트가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며 “가격이 중요하긴 하지만 온라인쇼핑에서는 상품 검색 및 결제 편의성, 배송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구매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도 모든 제품을 최저가로 팔지 않고 수요나 경쟁자의 가격을 보고 수시로 가격을 바꾸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정책을 쓰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무리한 가격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의 경우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의 외형이 커졌지만 그에 걸맞은 물류와 시스템 등 내실을 갖추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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