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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투병 중 ‘가스펠계 조용필’ 박종호 장로 “돌보지 않는 곳을 찾아 노래 부르게 허락해 주세요”

간암 투병 중 ‘가스펠계 조용필’ 박종호 장로 “돌보지 않는 곳을 찾아 노래 부르게 허락해 주세요” 기사의 사진
투병 중인 박종호 장로는 25일 “모든 것을 하나님께 다 맡길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 감사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간암 세포를 처치하는 1차 수술을 잘 마쳤고, 간 이식 수술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종호미니스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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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일 저녁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월요일에 수술을 합니다. 간에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후 간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사순절 기간이었던 지난 10일 박종호(54·동탄지구촌교회) 장로님으로부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 풍채 좋은 박 장로님의 ‘하나님의 은혜’를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1987년 데뷔 후 전 세계에 은혜와 복음을 전한 찬양 사역자입니다.

2년 전 이맘때 서울 여의도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국민일보 2014년 3월 8일 26면). 그는 국내외 곳곳의 교회와 선교지를 찾아다니며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사례비를 차곡차곡 모아 매년 1억원 이상을 예수전도단에 헌금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집을 빌려 살고요. 그는 ‘하나님의 도시락’이 돼 그 사랑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간다”며 밝게 웃던 박 장로가 암 수술 후 간이식까지 받아야 할 상황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14일 수술 후 박 장로를 돕고 있는 그의 고교 선배 마진(56)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수술은 잘 됐고 경과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 장로님을 뵙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진님은 “병원에 와서 수술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박 장로와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이지만 수술 후 구토로 누런 위액, 퍼런 담즙까지 토하며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21일 오후 4시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 동관 94동을 찾았습니다.

병원 휴게실에서 만난 그는 매우 지쳐 보였습니다. 23일 퇴원 전까지 암 전이 여부를 알아보는 15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낯빛이 어두웠습니다. 어떻게 간암을 발견했는지 물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속이 늘 더부룩했습니다. 이달 초 병원에 갔지만 위나 대장에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방간 수치야 늘 높다고 했고…. 매형의 권유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습니다.”

의사가 간에서 이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자기공명영상(MRI)도 찍었고요. “건강한 사람의 간은 풍선처럼 커다랗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 간은 가지처럼 쭈그러들어 있어요. 간경화로 간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암세포가 자라나는 중이었습니다. 지난주 한 수술은 그 암세포를 제거하고 전이를 막는 수술이었어요. 앞으로 석 달 안에 건강한 간을 이식받아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박 장로는 자기 몸을 소홀히 했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미국에서 4∼5시간씩 달려 한인교회에 가서 노래하고 당일 다시 그 시간만큼 운전해서 돌아오는 걸 숱하게 했습니다. 제 건강을 믿고 피곤한데도 버텼습니다. 오만방자했던 것 같습니다. 15년 전 미국에서 하나님이 제게 경고를 주셨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는 2000년 뇌졸중(TIA) 증상으로 응급실에 간 적이 있습니다. 대화 중 주사를 맞게 돼 병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침대에 누운 그는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간암 진단을 받은 뒤 처음엔 몹시 괴로웠다고 합니다.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아비라고 뭐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 두 딸과 아들에게는 입도 안 떨어지고.”

그런데 그의 오랜 친구가 와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합니다. “고교 때 우리 둘이 강원도 동해에서 수영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친구는 물에 뜨려고 발버둥치는데 오히려 가라앉으면서 허우적대기기만 했대요. 근데 저는 바다 위에 이불이라도 깔아놓은 것처럼 머리, 팔, 다리를 누였답니다. 그리곤 둥둥 뜨더랍니다. 그 친구가 제게 ‘종호야, 그때처럼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더군요.”

그게 하나님 음성인지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살고 죽는 것이 모두 하나님께 달린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온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 모든 걸 의탁하니 내가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감사하더군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는 성구가 떠올랐습니다. 박 장로는 하나님이 자기를 살려주시면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으로 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제 주일에는 병원 교회에서 천사를 만났습니다. 시각장애인 여러 분이 노래를 부르시는데 어찌나 은혜로운지 눈물을 많이 쏟았습니다.” 그는 ‘주는 평화’란 노래를 요즘 흥얼거린다고 합니다. ‘주는 평화/우리의 평화/염려 다 맡기라/주가 돌보시라’란 가사의 노래입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그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고통스러울 텐데 말이죠. 역시 ‘가스펠 스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실을 나왔습니다. 마진님이 저를 배웅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박 장로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매년 거액을 기부하는 박 장로의 수중엔 당장 간이식 수술비를 낼 돈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부활은 무엇을 뜻할까요. 그리스도 안에서의 ‘거듭남’일 것입니다. 고난 속에서 나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때 우리는 하나님 은혜를 느끼고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삶을 체험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투병 중인 박 장로. 그가 앞으로 하나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는 시간을 갖길 기도합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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