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예쁜 ‘부활절 달걀’ 드셨습니까? 유래를 알고 계시냐는 말입니다

부활절엔 달걀 왜?… 說 … 說

알록달록 예쁜 ‘부활절 달걀’ 드셨습니까? 유래를 알고 계시냐는 말입니다 기사의 사진
해마다 부활절이 되면 성도들은 알록달록 색칠하거나 예쁘게 포장한 달걀을 주고받으며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 이미 기독교의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 잡은 이 부활절 달걀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몇 가지로 전해진다.

안성우(경기도 일산 로고스교회) 목사는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산으로 올라가실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직업이 달걀장수였다”면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뒤 그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암탉들이 낳은 달걀이 모두 무지갯빛으로 변해 있었기에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달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십자군 전쟁 당시 사연도 있다.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져 산골 마을에서 살게 된 로잘린이라는 부인이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마을 주민들에게 보답의 뜻으로 색달걀을 주었다. 마을의 한 소년이 병들어 쓰러져 있던 군인에게 이 달걀을 다시 나눠주었는데, 이 달걀에 새겨진 ‘하나님의 사랑을 믿자’라는 글귀가 자신의 집 가훈이었음을 알고 헤어진 아내와 극적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송길원(하이패밀리 대표) 목사는 “부활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하는 ‘줄탁동시’와 같은 것”이라면서 “부활절 달걀은 생명을 향한 치열한 소통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고난주간과 사순절 기간 동안 초대교회부터 성도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며 금식하거나 먹는 것을 절제했는데 중세교회 때부터는 부활주일에 달걀을 섭취함으로써 그동안 축났던 몸의 영양소를 보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고난주간 동안 생산된 달걀의 보관이 곤란해 이를 처리하기 위해 교회로 가져와 서로 나누었다는 뒷얘기도 있다.

특히 한국교회가 닭과 달걀을 좋아했던 이유는 뭘까. 닭 자체가 기독교의 상징인 것은 근대 역사에 형성된 사실이기도 하다. 구한말 가장 흔한 병이었던 학질(말라리아)에 특효약인 키니네(quinine·한자로 금계랍·金鷄蠟)를 당시 무역상사가 수입을 했고 이를 다시 전도사들이 사들인 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방에 되팔기도 했다. 약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닭이 그려진 약병과 복음서를 함께 샀기 때문에 복음서나 예수교를 생각하면 닭이 연상되었던 것이다. 금계랍을 먹고 병이 나으면 복음서를 읽게 되니 닭은 기독교에 있어서 중요한 상징이 아닐 수 없다. 그 닭이 가져다준 달걀이야말로 하나의 큰 선물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가난하던 시절, 달걀 하나만 먹어도 영양이 보충되던 때에 달걀이 가져다준 의미는 매우 컸다. 옛날 옛적 어린 시절, 달걀은 그 자체가 부(富)의 상징이었다. 도시락에 계란 프라이라도 들어있으면 행복했다

간혹 짓궂은 교회 선배들이 부활절 달걀을 나눠줄 때 삶지 않은 달걀을 몇 개 숨겨 두기도 했다. 달걀을 나눠먹으며 머리에 부딪혀 깨먹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모두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해마다 리더는 부활절 달걀 의식에 동참한 새내기에게 생달걀을 준다. ‘탁’ 하고 치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은 달걀세례를 받는다. 웃고 즐기면서 부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아닌지.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구운 달걀을 검색하고 다량으로 구매해 손쉽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예쁘게 색칠하고 부활의 메시지를 기록하면서 예수님의 다시 살아나심을 기뻐하는 시간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달걀이 생명의 끊임없는 연속이라는 의미를 나타내준다는 데서 이런 풍습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즉 죽음을 이기고 부활승천하신 그리스도의 위대함과 놀라움은 바로 달걀 껍데기를 깨고 태어나는 병아리와 같다는 의미에서 달걀을 선물하게 됐다는 것이다.

부활절 달걀 나눔은 새 생명의 탄생,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신앙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독교 문화로 승화시켜야 한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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