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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색화 세계적 갤러리 부스에 첫 입성… 2016 홍콩 아트바젤 르포

한국 단색화 세계적 갤러리 부스에 첫 입성… 2016 홍콩 아트바젤 르포 기사의 사진
도미니크레비 갤러리 부스에서 지난 23일 관람객들이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부스에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인 이우환(왼쪽)과 정상화 작가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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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이 단색화에 이제 반응하기 시작했어요.”(프랑스 페로탱 갤러리 관계자)

“단색화 아닌, 다른 한국 현대미술 전반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커졌어요. 확실히 전과 달라졌습니다.”(학고재 갤러리 우찬규 대표)

홍콩에서 단색화발 K-아트가 위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6년 홍콩 아트바젤이 열리고 있는 컨벤션센터. 지난 24일부터 3일간 35개국 239개의 프리미어 갤러리들이 20세기 모던 아트부터 컨템퍼러리 아트까지 최상의 작품을 선보이며 세일즈 경쟁을 벌였다. 앞서 이틀(22·23일) 동안 가진 VIP 프리뷰에는 초청 받은 굴지 컬렉터 및 미술관 관계자들이 즉석 구매에 나서는지라 경쟁이 더 뜨겁다.

◇세계 굴지 갤러리에 단색화작가 작품 첫 입성=도미니크레비, 페로탱, 블룸앤포, 리손 등 세계적인 갤러리 부스에 한국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주력 상품으로 올해 한꺼번에 입성해 수억원에 판매되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2013년 아트바젤 홍콩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시장 1층 C구역 중앙에 자리한 도미니크레비 갤러리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 미국 추상화가 프랭크 스텔라, 이브 클라인 등을 키운 화랑으로 유명하다. 이 갤러리 부스 한쪽 벽면에 이우환의 '선으로부터'(1979)와 정상화의 하늘색 추상화 작품 '무제'(1983)가 나란히 걸려 있다. 다른 쪽 공간엔 박서보의 '묘법'(1973)이 진열돼 있다. 갤러리 대표 엔리코 스타인버거는 지난 23일 "정상화 작가와 지난해 말부터 전속 계약을 맺었다"면서 "우리가 주력하는 전후 추상의 거장들인 이탈리아 엔리코 카스텔리오니, 프랑스 블랙 추상화가 피에르 슐라쥬의 작품 경향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상화 작품은 판매 희망가가 65만 달러(약 7억6000만원)이다.

페로탱 갤러리에서는 박서보, 정창섭 등 1970년대의 단색화 작가 뿐 아니라 1960년대의 기하학적 추상계열 미술인 '오리진' 출신의 이승조 작가 작품도 출품했다. 이미 박서보 작가와는 전속 계약을 맺은 페로탱 측은 "이 작가와도 전속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3층 블룸앤포도 마찬가지다. 박서보, 하종현, 이우환, 권영우, 윤형근 등 단색화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걸려 있다. 드 샤르테, 리손에서도 박서보,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판매 중이다.

◇중견 작가 및 한국 미술 전반으로 관심 확장=한국 단색화의 외국 갤러리 입성은 페어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에서도 연일 뉴스였다. 학고재,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원앤제이, 이엠갤러리, 리안갤러리, 박여숙, 313프로젝트, 아라리오갤러리 등 9곳이 참여했다.

단색화 마케팅에 공을 들여온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은 "한국에서만 단색화 거품 얘기가 있다. 이제 외국서는 시작일 뿐"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단색화 효과'는 다른 부분으로 확산되고 있다. 80대 원로 단색화 작가 뿐 아니라 이불, 서도호, 양혜규 등 40∼50대 중견 스타 작가들의 작품도 해외 갤러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프랑스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는 이불 작가의 '깨진 거울' 설치 작품이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 작품과 나란히 진열돼 인상적이다. 싱가포르 갤러리 STPI에선 양혜규와 서도호의 회화 작품이 있다. 함경아의 북한 노동자와 협업한 자수 병풍은 대형 설치 작품 전시 코너인 인카운터스 부분에 포함돼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구자현, 이교준 등 미니멀리즘 경향의 작가 2명의 작품을 들고 나온 리안갤러리 관계자도 "확실히 단색화 인기 덕을 보고 있다"며 "이들 작가도 단색화 군이냐며 묻더라. 확실히 일하기가 전보다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최병소, 김구림 등 1970년대 실험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들고 나온 아라리오갤러리 관계자는 "한국 현대미술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고재 '민중미술' 선도적 전파=한국에 백남준, 이우환, 단색화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새로운 미술을 시장에 선도적으로 알리는 화랑들도 있다. 학고재는 국내서 올해부터 조명 받고 있는 민중미술을 포함한 사회 참여형 작가들의 작품을 치고 나와 신선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강렬한 원색, 거친 터치로 표현주의적 화면을 구사하고 있는 서용선의 '자화상'과 민중미술 작가 신학철의 세월호 집회를 형상화한 '광장'이 강렬하다. 학고재 우 대표는 "중국에서도 비슷한 선박 침몰 사건이 터지고 정치 집회도 잦아지면서 중국 컬렉터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13프로젝트는 아시아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디스커버리 부분에 참여해 이완작가의 개인전 형식으로 꾸몄다. 1970년대 가발 산업을 조명하는 '가발 폭포' 등의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홍콩 시내에서는 박서보 작가 개인전(페로탱)와 연필 작가 홍경택 개인전(파크뷰아트 홍콩)이 열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홍콩=글·사진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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