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장애인은 불청객?… 장애인 주차장 비었는데 “만차” 입장 막아 기사의 사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지난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주차장의 장애인 전용 주차면이 텅텅 비어 있다. 이윤승씨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장애인을 문전박대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2급 이윤승(36)씨는 지난 20일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시범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돔을 찾았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씨는 전날 구장에 연락해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 상황은 달랐다. 안내 직원은 ‘장애인 주차장은 만차라서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았다. 이씨는 “비장애인 주차구역에라도 차를 대겠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승강이는 현장 매니저가 나타난 뒤에야 정리됐다. 매니저는 “오늘만 특별히 들어가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차장에 들어간 이씨는 깜짝 놀랐다. 장애인 주차면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출입구와 가까운 장애인 주차면에는 비장애인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엘리베이터도 문제였다. 다리가 불편한 이씨, 팔순의 이씨 아버지, 아홉 살 딸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관중석까지 이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직원들은 “관계자만 탈 수 있다”고 탑승을 막았다. 이씨는 “주차장에서 경기장 입구까지 아파트 3.5층 정도 높이를 계단으로 올라갔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 보니 비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장애인 주차장에 있던 차를 몰고 나가더라”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24일 서울시와 넥센 히어로즈 게시판에 글을 올려 항의했다. 히어로즈 측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서울시는 “히어로즈 측이 휠체어나 보행기 등을 지참한 장애인에 한해 17개 주차면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구단의 운영 잘못이라고 했다. 고척돔 관중석은 1만8092석인데 주차면은 492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장애인용은 17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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