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교회에 ‘교육 전도사’가 없다

중소형 교회들 극심한 구인난… 신학생 줄어든데다 일은 많고 사례비 적어 기피

지방 교회에 ‘교육 전도사’가 없다 기사의 사진
대도시를 벗어난 지방의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도심 속 교회(왼쪽)와 지방의 한 교회 전경. 국민일보DB
‘교육전도사 구함. 제출 서류: 이력서, 국내 인가 신학교 재학증명서(졸업증명서). 사례비: 월 65만원+교통비’.

충남 지역 한 교회의 교육전도사 모집 공고다. 지난해 10월, 교회는 이 같은 내용으로 교단 신문과 인터넷 등에 알렸지만 연말까지 이력서 한 통 날아오지 않았다. 이 교회 담임 최모(57) 목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총회 직원들에게도 부탁해봤지만 전도사를 구하지 못했다”며 “다시 청빙 공고를 낼 계획이지만 모집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 이외의 지방 중소형 교회들이 교육전도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31일 교계에 따르면 신학교가 위치한 지역 이외 교회에서 교육전도사 구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신학생이 줄어든 데다 멀리 떨어진 교회까지 가서 전도사 생활을 하려는 목사 후보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전도사로 일하더라도 승합차 운전이나 주보 제작 등 교회의 온갖 잡무를 도맡아하는 경우가 많아 오래 사역하려는 신학생도 별로 없다.

교육전도사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역하는 전임전도사와 달리 평일에는 신학공부를 하며 주말만 교회에 나와 교회학교 사역을 보조한다. 신학과 재학생이나 신학대학원생, 기독교교육과 출신 학생들이 맡는다.

부산에서 목회하는 김모(48) 목사는 “요즘 신학생들은 대도시의 중대형 교회를 선호한다. 그래야 ‘스펙 쌓기’가 돼 이력서에도 한 줄 올릴 수 있다”며 “지방의 경우는 대우도 안 좋고 일도 많아서 기피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명도가 높고 규모가 큰 교회일수록 교육전도사 경쟁은 치열하다. 서울에 있는 A신학대학원 1년차 김모(27)씨는 이력서를 세 군데 대형 교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는 “대부분 신학생들이 큰 교회를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야 폭넓게 목회 실습을 할 수 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열심히 일할 경우는 그 교회 부교역자로도 채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목회자들은 신학생의 헌신도나 소명의식이 약화됐다고 봤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전병철 교수는 “한국에서 교육전도사는 부르심의 문제가 아니라 대우의 문제가 됐다”며 “지난 5년간 가르치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느꼈다. 이전보다 소명의식이 약화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문제는 지역 교회도 교육전도사를 소명의 관점이 아니라 기능적 면만 따지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교회는 교육전도사에게 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사찰과 머슴 역할까지 요구한다. 사례비는 최소로 하면서 온갖 일을 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교육전도사 자격 요건 중 빠지지 않는 항목이 있었다. 1종 보통 운전면허 소지와 워드프로세서 가능자이다. 교육전도사들은 새벽부터 봉고차를 운행하며 교인을 데려오거나 주보를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현재 지방의 교회에서 교육전도사 사례비는 60만∼70만원이며 서울 대형교회의 경우는 120만∼13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사례비가 더 적다. 이 때문에 서울에 있는 신학교를 다니면서 지방 교회에서 일하기는 힘든 게 현실이다.

미국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는 ‘청년 목회자(youth pastor)’ 또는 ‘인턴 목회자’로 불린다. 인턴 사역자는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사역에 대한 책임은 없다. 순수하게 교회 사역을 학습하는 게 목적이다. 주로 도제식 훈련을 받는다. 미국 교회도 인턴 사역자는 사례비가 적다. 교회에 따라서는 인턴 사역자가 ‘수업료’를 내고 인턴십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새들백교회(릭 워런 목사)는 2년 인턴제도를 운영한다. 인턴 사역자들의 나이도 천차만별이어서 60세가 넘는 인턴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석대 윤영대(실천신학) 교수는 “교육전도사 수급 문제는 총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신학생들은 교회 사역을 아르바이트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동시에 교회는 구체적인 사역 지도와 함께 경제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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