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47> 뮤지션 장범준이 건네는 음악 화법 기사의 사진
장범준. 소속사 제공
노래의 힘이란 묘하다. 봄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이 인다. 노래 한 곡으로 여수는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2012년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발표한 1집 앨범에 수록된 ‘벚꽃엔딩’과 ‘여수 밤바다’ 이야기다. 벚꽃엔딩은 무려 4년째 팬덤의 힘으로 봄이 오면 약속이나 한 듯 음악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가요사에서도 전례 없는 현상이 매해 연출된다.

우리 가요계는 수많은 계절 노래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충성스러운 자각 반응은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다.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이 지난달 말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국내 유수의 음악차트에 무려 19곡이 줄서기를 했다. 지난 노래들까지 역주행했다. 그야말로 봄의 뮤지션이다. 2010년대 가요계의 음악이슈 중 하나는 장범준일 것이다. 신인 뮤지션이 튼튼한 음악적 뿌리를 내리는 일이 전무했던 만큼 장범준의 문화 현상은 여러모로 시사 가치가 크다. 장범준은 Mnet ‘슈퍼스타K’를 통해 이름을 알린 후, 자신만의 색채가 두드러진 음악으로 팬들과 감성을 공유했다. 지난 1일 서울서 막을 올린 콘서트는 티켓 오픈 2분 만에 추가 공연까지 매진되었다. 이 기세로 전국 12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흥행에 성공적으로 이륙한 장범준의 음악에 대한 일리 있는 비판이 들린다. 그러나 대중음악은 교과서 시험처럼 정확한 평가를 매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동시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으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뿐이다. 장범준은 그런 측면에서 충실하고 성공적이다. 그리고 세월이 그것을 평가할 것이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성공한 음악 콘텐츠를 복기하면 공통점이 있다. 세월을 버티는 서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노래는 시공을 관통하는 4분의 미학이다. 그것이 노래가 우리에게 건네는 격려이자 위로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