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2부 ⑥] ‘웰다잉법’ 제정 후 일선 의료현장에선 기사의 사진
2부: 웰다잉, 이제 준비합시다

⑥ 죽을때 비참한 나라


우리나라에서 매년 20만∼24만명이 암 등 만성질환을 앓다 숨진다. 서울대의대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4일 “매년 20만명 이상이 임종 과정에서 연명 치료를 할지 말지, 또 이미 시작한 인공호흡기를 중단할지 등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일명 웰다잉법)’이 제정된 후 일선 의료현장에선 어떤 변화가 있을까.

2018년 2월에 시행되는 웰다잉법은 질병에 제한 없이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라고 판단하면 연명 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다. 중단 가능 연명치료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이다. 단순히 말기 환자나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환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허 교수는 “말기암은 이전에도 회생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환자와 가족들이 드물지 않게 있었다. 법제정 이후 만성신부전, 만성 심장질환, 희귀난치병(근위축증, 루프스 등) 등 다른 말기 질환에서도 이런 요청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암 외 질환은 회생 가능성 판단이 쉽지 않아 일단 인공호흡기를 끼었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 김영삼 교수는 “임종이 임박했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호스피스로 가거나 일반 병동으로 옮기는 이들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중환자실에 머물면서 임종을 맞는다. 가족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고윤석 교수는 “연명치료가 고통의 시간만 연장한다고 판단하더라도 환자와 가족 동의가 없으면 의사가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환자, 가족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어떤 임종이 바람직한지를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직 웰다잉법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가 부족한 점도 해결돼야 한다. 허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웰다잉법 시행 전에 하부 법령을 만드는 작업과 함께 의료진, 병원 행정조직을 대상으로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전수민 기자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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