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2부 ⑥] 암 환자 4만명 육박… 대부분 1∼2개월 머물다 떠나 기사의 사진
뇌병변 장애, 말기 암 등으로 입원한 환자들이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 희연병원 욕창전용병동에 누워 있다. 창원=신훈 기자
2부: 웰다잉, 이제 준비합시다

⑥ 죽을때 비참한 나라


뇌병변을 앓고 있는 이모(92·여)씨는 1400일째 경남 창원 희연병원의 병동 한쪽을 지키고 있다. 이씨는 대부분 시간을 병상에 누워 지낸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곁을 지키는 아들도 가끔 상태가 좋을 때만 알아본다.

그는 지난해 몇 번의 고비를 넘겼다. 그럴 때마다 아들은 애가 탄다. 한 달에 100만원가량 들어가는 병원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지난달 30일 만난 아들은 “사실상 거의 숨만 쉬고 있는데 그럴 바에는 편안히 돌아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고 말했다.

병상 433개를 갖춘 요양병원인 이곳에서 한 달에 7명 정도가 임종을 맞는다. 노환으로 숨을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 오갈 데 없어 찾아온 말기 환자가 적지 않다. 지난달 4일 세상을 떠난 김모(70)씨도 그렇다. 2013년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도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대형병원은 병상에 여유가 없어 장기입원이 힘들었다. 김씨는 삶의 마지막을 호스피스병동에서 보내려 했다. 하지만 입원할 만한 호스피스병동이 없어 이곳을 찾았다.

요양병원은 항암치료를 마친 말기암 환자나 큰 병원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만성질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는 2011년 2만3638명, 2012년 2만8353명, 2013년 3만3406명, 2014년 3만8975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암 환자 진료비는 1910억원에 달한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부회장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5∼10%가 말기암 환자, 10∼15%가 치매·뇌졸중 등 비(非)암성 만성질환자들이다. 대부분 말기 상태로 와서 평균 1∼2개월 머물다 임종을 맞는다. 죽음의 마지막 통로인 셈”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9년 12월∼2013년 12월 암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12.4%가 요양병원에서 죽음을 맞았다. 다른 말기 질환자 중 요양병원 사망자는 치매(74.1%) 파킨슨병(59.1%) 뇌졸중 (41.2%) 루게릭병(37.9%) 울혈성심부전(26.8%) 등이었다.

문제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요양병원은 말기 환자 통증관리나 심리상담·영적 돌봄 같은 ‘임종 케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 중에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요양병원 10곳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태원 기자, 창원=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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