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윤상구 국제로타리 호스트조직위원회 위원장 “평화·봉사활동 논의, 5만여명 모인다” 기사의 사진
윤상구 국제로타리 호스트조직위원장이 부친인 윤보선 전 대통령의 서울 안국동 고택에서 2016 세계대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로타리의 궁극적 목표인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은 윤 전 대통령의 흉상이다. 사적으로 지정된 뒤쪽 한옥에서 광복 이후 윤보선 송진우 등이 모여 최초 민주정당인 한국민주당 창당 준비를 했었다. 1950∼70년대에는 변변한 야당 사무실이 없어 이 집이 야당 인사들의 사무실 겸 회의실로 사용되는 등 정치사적 의미가 깊은 정당정치의 산실이기도 하다. 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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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2016년 국제로타리(Rotary) 세계대회’가 열린다. 해외에서 오는 2만5000명을 포함해 모두 5만여명의 로타리 회원들이 참여한다. 지난 3월 말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명이 월미도에서 치맥 파티를 하고 관광·쇼핑을 했을 때 인천시장이 나서서 진두지휘했을 정도로 떠들썩했다. 5만명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민간단체에서 개최한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이고, 관광공사는 민간 주최 국제대회 부문에서 기네스북에 기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회 준비를 위해 구성된 호스트조직위원회(Host Organization Committee)의 윤상구(67) 위원장은 “궁극적 목표인 평화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로타리의 기본 활동”이라며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 우리에게 여러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해위(海葦) 윤보선 전 대통령의 맏아들이다. 지난달 29일 그를 만나 로타리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 세계대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매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로타리 회원들의 축제인 동시에 여러 문제와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다. 올해가 107차 대회이며, 180여개국에서 참가하여 ‘미니 유엔’이라고도 불린다. 궁극적으로는 평화를 위해 봉사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뿐 아니라 억압, 가난,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평화의 개념에 속한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이 아닌가 한다.

광화문과 시청 광장을 오가는 ‘3K 평화의 걷기’도 예정돼 있다. 국내외 참가자 5000명이 고유 의상을 입고 전 지구촌에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로타리 회원들과 일반인들이 어울려 ‘평화를 만드는, 평화를 지키는,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이 돼 평화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대회 토론을 통해 세계 로타리 회원들에게 인간의 기본적 필요에 대처하기 위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공 사례,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제공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국제로타리본부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호스트조직위원회가 6개 분과위 120명으로 구성돼 있다. 행사기간 중 자원봉사자만 6000명이다. 본부가 잡은 숙소만 8000여개 객실이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머문다. 행사장과 숙소를 오가는 셔틀버스 700대, 전세버스 800대 등 버스 동원만 1500대 안팎이다. 그래서 안전 문제가 가장 신경 쓰인다.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엄청난 규모의 국제대회인데, 경제적 효과도 있겠다.

“역대 로타리 세계대회 중에서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숙박, 관광, 각종 행사 등 경제적 효과가 3055억원(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추산)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행사 준비 자체도 그렇고, 대회 전후로 있을 관광만 해도 상당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역점을 두는 국내 MICE산업(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등이 결합된 복합 산업)의 획기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

-특별한 행사가 있다면.

“세계대회 처음으로 세계청년지도자회의를 연다. 각 국에서 한 명씩 청년 지도자들을 뽑아 보내면 우리는 청년 회원들이 1주일 동안 머무를 숙소를 제공하며 한국 청년들과 일대일로 매칭시켜 그들이 미래의 꿈과 도전, 고민을 나누도록 돕는다. 미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글로벌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해외 참가자들의 경우 대개 그 나라 지역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다. 그들이 와서 보고 즐기는 것에 대해 돌아가서 입소문을 내주는 것만 해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행사 기간 중에 대회 애플리케이션과 IT 전시부스, 과학관 등이 만들어져 한국의 첨단 IT산업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이번 대회가 ‘로타리 IT대회’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다.”

-국제로타리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

“1905년 창립돼 200여 국가 123만 회원으로 구성된 세계 최초 민간 자원봉사 단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남녀 전문직들과 지역사회 및 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자신들의 직업적 기술을 통해 소외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연결, 영향력이 크고 지속 가능한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대표적인 활동 사례는 뭔가.

“1985년부터 시작한 소아마비 퇴치 사업을 들 수 있다. 그때만 해도 지구촌에서 하루 1000건씩 발생했다. 소아마비에 걸리면 아무리 잘돼도 불구다. 그래서 전 세계 로타리 회원들이 나서서 자원봉사와 17조원 이상의 기부활동으로 20억명에게 예방 접종과 백신 개발, 치료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 초부터 3월 말까지 전 세계 국가 중 파키스탄 한 곳에서만 7건 신규 발생했다. 99.9% 박멸한 것이다. 지금은 각 국 정부와 유니세프,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도 퇴치운동에 참여한다. 한국로타리도 많이 기부하고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한국로타리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황폐화된 몽골의 고비사막에 ‘황사에 도전하는 나무심기’ 활동을 했다. 이게 3000㎞의 녹색띠를 잇는 몽골 정부의 국책사업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들에게 녹색의 꿈을 심어줬다는 의미가 있다. 과거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 무료 수술도 베트남 등에서 해주고 있다.”

-로타리가 부자들의 친목활동 정도라는 인식이 있다.

“과거 외국에 나가기 어렵던 시절에는 그렇게 인식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전혀 아니다. 어느 회원이든 회비 50달러만 낸다. 한국 내 1600개 클럽이 있다. 특정 사업이 확정되면 희망자에 한해 기부금을 받는다. 봉사의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회원이 된다. 젊은이도 많다. 로타리 활동의 특징은 다른 NGO와 달리 어느 누구에게나 기부금을 받지 않는다. 오로지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 그리고 회원들의 직접 자원봉사로만 이뤄진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는 관행이 있는데 앞으로는 홍보 좀 해야 할 것 같다.” (웃음)

-국제로타리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은 1616개의 로타리클럽과 6만3160명의 회원이 있다. 회원 수로 세계 네 번째인 로타리 강국이다. 지금까지 회장 1명, 국제이사 6명을 배출했다. 세계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9년 전부터 준비해 4년 전에 사실상 결정됐다.”

-국제로타리회장에 나가보는 게 어떤가.

(웃음) “그건 훌륭한 사람이 하는 것 아닌가. 국제이사들이 모여 결정하는데 전체 회원 수 40%가량인 미국에서 평균 3∼4년에 한 번씩 한다. 소위 말하는 국력과 별 상관은 없다.”

-봉사와 나눔 활동을 하며 뭘 느끼는가.

“나는 여러 가지로 감사할 게 많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로타리 활동을 통해 갚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유교문화라서 그런지 인연이 있으면 도움을 잘 주고 후하다. 그런데 알지 못하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공동의 질서가 조금 미흡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제는 지구촌에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교육·존엄·인권 같은 것은 보장돼야 한다. 이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이 억압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보다는 공익·공동·공생을 말했는데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굳이 따지자면 요즘은 영혼이 좀 메말랐다고나 할까. 물질적인 것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영혼을 좀 살찌우는 것에 노력해야 되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평범하게 사는 게 어려운 것 같다. 평범하게 살 수 있으면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느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되면 사회가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직위를, 부를 추구하는 사회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게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본다.”

윤상구 위원장은

17세 때인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윤상구 위원장은 고교와 대학(뉴욕주 시러큐스대학 건축과)을 졸업한 뒤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려 했다. 대학 1학년 때 귀국해 군복무도 마쳤다. 하지만 주위의 만류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로스앤젤레스에 눌러앉아 섬유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옷장사로 사업 감각을 익혔고 83년 귀국해 지금까지 건축자재 수입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로이기도 한 그는 사업을 하면서 늘 봉사활동을 생각한다. 로타리 활동은 그의 소명이기도 하다. 오랜 국제로타리 활동으로 맺어진 인맥과 국제 감각은 그가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세계내셔널트러스트 운영위원, 북촌문화포럼 공동위원장,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를 맡고 있으며, 국제로타리 이사 등을 지냈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는

로타리는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국내외 시급한 과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민간 최대 자원봉사단체다. 지난 1세기 동안 지속적인 자원봉사와 기부활동으로 문맹 퇴치, 보건 향상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의 표어는 ‘Connect with Korea-Touch the World(로타리의 감동, 세계를 한국으로)’이다. 한국을 통해 로타리의 감동이 세계로 퍼져나가는 바람을 표현했다. 특히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평화가 가장 필요한 한국에서 세계인이 평화를 노래하고, 그 메시지가 세계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행사는 본회의, 분과회의 등 주로 회의로 이뤄지고 저녁에는 친교의 시간이 마련돼 있다. 한국관광공사, 경기관광공사, 고양시, 서울시 등과 협력해 만든 24개 관광 프로그램이 있고, IT 부스와 과학관, 세계 어린이도서실 등이 운영된다.

만난 사람=김명호 수석논설위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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