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윤병세 외교부 장관] “北, 핵 고집하고 대결 노선 포기 않으면 자멸할 것” 기사의 사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핵안보정상회의 성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윤 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끝내기 위해선 ‘압박과 제재’라는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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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7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 측에 기술적 설명을 제공할 의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중국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와 멕시코 순방에 동행한 뒤 6일 귀국한 윤 장관은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청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끝내 핵을 고집하고 대결 노선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 정권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병도 증상에 따라 처방이 달라져야 하듯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처방도 달라져야 하며, 지금은 압박과 제재라는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며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핵안보라는 개념이 일반 국민에게는 다소 생소한데 간단히 설명해 달라.

“핵안보는 테러조직, 범죄 집단 등에 의한 핵시설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행위) 또는 핵폭탄·방사능 폭탄(더티밤·Dirty bomb)을 사용한 핵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말한다. 특히 박 대통령이 2014년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핵안보 향후 과제에 대한 4개항 제안’의 하나로 제안했던 원자력 시설에 대한 사이버 위협 대응 관련 노력을 선도하고 있다. 제가 올해 1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보 각료급회의 의장을 맡았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다른 나라 정상들의 반응은.

“북핵 문제는 직접적인 의제는 아니었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처음 개최되는 주요 다자정상회의이고 핵안보에 미치는 함의가 있어 북핵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됐다. 많은 정상이 북한의 국제규범을 무시한 무기급 핵물질 축적과 사이버 공격, 무인기 침투 등 과거 행태를 감안할 때 북한 핵문제가 테러집단에 대한 핵물질 이전 및 원자력 시설 안보 위협 가능성 등 핵안보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한·미, 한·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도발-대화-재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 핵실험 이후 정상 간 통화는 몇 번 있었지만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다른 양자 일정을 갖지 않고 북한 관련 일정에만 집중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이 작동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연일 과시하고 있고 방사포 등으로 대남 위협 수위도 높이고 있다.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셈법’을 바꿀지 회의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제재는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라도 지속할 수 있는 끈기와 일관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우리의 대북 압박 전략의 핵심이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공조해서 철저하게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지속적으로 압박한다면 북한도 더 이상 출구가 없음을 깨닫고 셈법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한·중 간 일부 이견이 부각됐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발언 등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뻔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정학의 귀환이라는 평가도 있었는데, 향후 한·중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채택하는 과정과 이후 이행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의 태도다. 중국의 협력 없이는 결의의 채택이 불가능했다. 지난 3년간 폭과 깊이를 더해온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와 양국 정상 간 굳건한 신뢰에 크게 힘입었다고 본다. 한·중 관계는 특정 사안이나 지정학적 요인으로 도전받을 수도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당면 현안 해결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안정 및 통일을 열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양국관계가 심화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중 관계에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역시 사드다. 양국의 입장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해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질적으로 차원이 달라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한 순수한 방어적 차원에서 한·미 간 검토된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중국 측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명해 오고 있다. 한·중 양국 간에는 특정 사안이 양국 관계 발전에 장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있는 만큼 이런 바탕 위에서 소통을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

-북·중 관계보다는 한·중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북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중 관계 긴밀화와 북·중 관계를 제로섬적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하고 연이은 핵·미사일 실험 등 시대착오적 행동을 계속해 압박을 자초했다고 본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에서 한·중은 긴밀히 협력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함께 북한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국민 사이에선 여전히 반대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정부는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언행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와 관련해 국내에 다양한 의견과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가 충실하게 이행돼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상처 치유가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일본 정부가 합의에 역행하는 일 없이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 미래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정부는 피해자분들과 관련 단체 의견을 수렴해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재단 설립 등 후속 조치의 착실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성의 있는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

윤병세 장관은

윤병세 장관은 차분하면서도 일처리가 꼼꼼한 ‘워커홀릭’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 박근혜정부 대외 정책의 틀을 마련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했다. 제10회 외무고시에 합격, 1977년 외무부에 입부한 뒤 북미국 심의관, 외교부 차관보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 참여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2010년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외교부 장관에 임명됐다.

△주시드니영사 △주유엔참사관 △북미1과장 △주싱가포르공사참사관 △북미국심의관 △주제네바공사 △주미공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책조정실장 △외교부 차관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김영석 정치부장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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