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48> 소녀들의 꿈 기사의 사진
‘프로듀스 101’ 참가자 제공
인간은 끊임없이 도전한다. 경쟁을 통해 꿈을 쟁취하고 보다 나은 삶을 누리려 한다.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들이 속출한다. 불공정한 제도와 인격적 모독 앞에 인간적 굴욕을 맛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 지점을 향해 부단한 항해를 멈추지 않는다.

“당신의 한 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지난 1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101’은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경쟁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이 중 11명이 최종 선발돼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 세대에도 큰 관심을 끌었다. 방송 첫 회부터 트레이너들은 연습생 101명에게 실력별로 A, B, C, D부터 최하 F등급까지 매겼다. 등급별로 다른 색깔의 셔츠를 입은 연습생들은 옷 색깔을 바꾸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일부 연습생들이 흘리는 눈물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불편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 분량 할애도 101명에게 공평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중요한 만큼 비주얼이나 화제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연습생이 집중 조명받았다. ‘공정성’이 무색한 순간이었다.

연습생 간 계약서도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방송사에 비해 출연진의 의무가 지나치게 많고 프로그램 편집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출연진의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축소했다는 지적이다. 출연료는 0원인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손해 배상은 무한이다.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시청하는 동안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넘쳐나 울화통이 터진다는 말도 들렸다.

“참가자의 출발점이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한다. 출발점이 같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새삼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청소년들은 그 불공정에 도전하고 꿈을 이루려 한다. 새로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통해 경쟁시스템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졌고 순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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