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58)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동네병원서도 추천하는 소화기질환 치료 명가 기사의 사진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위장관클리닉의 주요 의료진. 왼쪽부터 금보라, 이재민, 김승한, 최혁순, 진윤태 교수. 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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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오모(50)씨는 최근 구토와 오심(가슴 속이 불쾌하고 울렁거리며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심해졌다. 음식을 먹어도 트림이 계속 나오고 소화가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하는 경우가 반복되자 동네병원을 찾았다. 검사후 그는 위 점막 아래 암이 의심되는 약 2㎝ 크기 혹이 있다는 진단과 함께 내시경 시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로 가보라는 권고를 받았다.

오씨는 처음엔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 시술만으로 혹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가능할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현재 어떤 상태이며,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해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의료진으로부터 자세히 설명을 듣고선 안심이 됐다.

해마다 또는 2∼3년 주기로 한 번씩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때 대부분 빼놓지 않고 해보는 소화기내시경 검사 및 치료. 그래서 더 이상 새롭지도, 특별할 것 같지도 않은 소화기내시경 시술에 새 지평을 여는 의사들이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위장관클리닉 전훈재(57·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차기 이사장)·진윤태(53·소화기내과 과장)·금보라(42)·최혁순(39)·이재민(36)·김승한(36) 교수팀이다.

오씨를 포함해 지난해에만 내시경 검사 및 치료를 위해 이 클리닉을 찾은 환자 수는 위내시경 1만2000여명을 비롯해 대장내시경 1만여명, 역행성 췌담도 내시경 등 2만4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클리닉은 2014년 점막하 터널 방식을 이용한 내시경 조기위암 절제술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비가역적(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전기천공법을 적용해 위장관 종양 치료에도 성공하며 국제 소화기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앞서 2012년에는 내시경 위종양 절제 범위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마그네틱 소재 부속기구와 다광자 현미경을 이용한 위장관 종양 특성 분석기술을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조기 소화기종양 치료에 내시경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훈재·진윤태 교수팀의 스승이자 우리나라 소화기내시경 시술 분야 개척자이기도 한 현진해(75) 전 교수가 1984년 조기 위·식도암 치료에 국내 최초로 내시경을 적용하면서부터다. 이들은 1992년에 당시만 해도 난치병으로 분류되던 성인 위 정맥류를 내시경으로 치료하는데 성공하면서 소화기질환 내시경 진단 및 치료 분야에 새 역사를 썼다. 이어 2002년 국내 최초로 캡슐내시경을 소장질환 진단에 도입해 일반 내시경으로는 병소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던 원인불명의 장출혈 궤양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의 진단 및 치료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위장관 종양의 내시경 치료분야 뿐만 아니라 염증성 장질환 및 간, 췌·담도 질환의 진단 및 치료 분야에도 내시경 시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청년층에서 많이 발견되는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으로 대별되는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진윤태·금보라·김은선 교수팀이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교수들과 힘을 합쳐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소화기내과 진료 환경을 대대적으로 쇄신했다. 외래진료 공간을 종전보다 배 가까이 넓혀 진료실과 대기실을 여유롭게 바꿨다. 널찍하고 쾌적한 내시경실도 별도로 확보했다. 초음파 검사실, 상하부장관 운동 검사실, 초음파 내시경실 등과 분리 배치해 효율성을 높였다. 더불어 1일 입원제도를 도입해 소화기질환 환자들의 입원대기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데 집중하는 등 환자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진윤태 교수는 11일 “대한민국 소화기내과 진료 및 내시경 시술의 선도적 모델로서의 입지를 더 확실히 다지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과 함께 환자 개인 맞춤의료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윤태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의 권위자… 최근 한·중·일 공동연구 진행 중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88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 91년과 97년 각각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98년부터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의과대학 소화기 통합 책임교수로 학생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JCI인증 TFT위원장, 적정진료관리위원장, 종합검진센터 소장, 교육수련위원장, 고려대 대학원 내과계 주임교수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진윤태 교수는 2001∼2002년 하버드대병원 염증성 장질환센터로 연수를 다녀왔다. 이후 중증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생물학적 치료법과 대장암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있다. 그는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암의 병태생리와 진단, 치료를 집중 연구하는 대한장연구학회에도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 6월 세계 각국의 염증성 장질환 연구 전문가들이 모이는 아시아크론병대장염학회(AOCC) 서울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질관리 이사로 활동하며 위암, 대장암 등 국가암검진 내시경 분야의 질 관리 및 평가를 통솔하고 있기도 하다.

진 교수는 '국내 중증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치료효과 연구' 등 SCI급 논문 30여편을 포함해 지금까지 100편 이상의 연구논문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발표했다. 최근에는 염증성 장질환에 관심이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소화기내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다기관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진 교수는 건강관리를 위해 틈날 때마다 의대생 시절부터 즐긴 테니스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11일 "현재 진 교수가 고려대 의대 테니스부 지도교수를 맡고 있을 정도로 기량도 수준급"이라고 전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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