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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이현우] 20대 국회가 의미 있으려면

“원내 3당 출현으로 셈법 복잡… 당선자들 모두 초심 잃지 말고 民意 중시해야”

[시사풍향계-이현우] 20대 국회가 의미 있으려면 기사의 사진
총선결과는 민심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보여주었다. 영원한 지지는 없으며 오만한 권력은 외면 받는다는 자칫 잊기 쉬운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박빙의 경쟁구도 속의 후보는 물론이고 판세를 낙관하던 후보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거운동 내내 유권자들의 눈치를 살폈다. 유권자의 손을 잡을 때마다 한 표의 간절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의원임기 4년 내내 잊지 않는다면 성공한 국회의원이 될 것이고, 모든 의원들이 같은 마음이라면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4년 후에는 현역의원들이 대부분이 재선되었다는 행복한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총선은 국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불과하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선거구획정부터 공천과정까지 이전의 어느 총선보다 혼란스러웠기에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국민은 19대 국회와 공천과정에 실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새 국회를 구성해 주었다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선거과정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더 이상 선거후에는 국민을 잊은 정치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국회의원 교체만으로 국회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 국회마다 초선의원의 비율이 40%가 넘었지만 국회는 무기력하였다. 따라서 이번 국회가 개원되면 여야당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과제는 국회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모색이다. 여기에는 제도적 개선과 운영적 개선의 두 측면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법 개정을 두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시작될 것이다. 개원 초에는 정당간 협조분위기를 만들기 쉽지 않다. 아직 선거에서 겨루었던 앙금이 남아있고 당지도부는 강한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다. 자칫 초기부터 국회가 공전할 가능성마저 있다. 또한 제 3의 교섭단체의 존재는 합의셈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런 녹녹치 않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합의하여 국회선진화법 개정합의를 이루어낼 때 국민들은 안심하게 된다. 의원들이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가능한 일이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이 운영적 측면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구성원들 사이에 그 취지를 따르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제도가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 갈등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당이 대통령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자율성이 낮다면 야당과 협상의 여지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여당은 정부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함과 동시에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부에 대한 견제역할이라는 모순적 관계에 있다. 국회에서 여당이 정부의 방패막이 역할에 그친다면 야당은 여당을 무시하고 대통령에 대한 정치를 하게 된다. 대통령제에서 여당의원의 우선적 역할이 국회의원으로서 정부를 견제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정치권은 내년 대선에 촉각을 세울 것이다. 정당별로 대선후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많은 잠룡(潛龍)들이 정치권과 언론에 등장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대권후보를 향한 줄서기에 나선다면 20대 국회는 내실 없이 정쟁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디 지난 2주간 선거운동에서 만났던 유권자들의 얼굴을 잊지 않기를 부탁한다. 21대 총선의 준비가 바로 오늘부터 시작한 것이라는 긴장의 끈을 4년간 간직한다면 20대 국회는 성공할 수 있다.

(이현우,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선거학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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