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흰긴수염고래] 고래 입 속에 50명이 들어가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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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의 고래에 대한 그림책은 새롭지 않다. 이 책도 1966년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국제 조약에 따라 포획이 금지된 흰긴수염고래의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고른 건 “모든 자연이 그렇듯이 (흰긴수염고래도) 존경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작가의 바람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겹기 때문이다. 빤하지 않다는 얘기다.

책은 친절하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고래의 생태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는다. 한 발짝 성큼 나간다. 이 고래가 마치 만날 보는 이웃집 강아지처럼 다정하게 다가오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여러 비결이 있지만, 돋보이는 건 건조한 숫자를 배격하는 것이다. 숫자 대신에 자몽, 하마, 풍선 등 아이들이 좋아하면서도 구체적인 이미지의 다른 물건으로 크기를 어림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테면 고래가 한번 숨을 내쉴 때 그 힘의 세기는 어떨까. 숫자로 표시하면 간단하겠지만 짐작이 안 간다. 이를 흰긴수염고래가 숨을 한번 내쉬면 풍선 2000개를 불 수 있을 정도의 세기라고 설명하니 귀에 쏙 들어온다. 이 고래의 입이 얼마나 큰지는 그 안에 사람들 50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표현한다. 고래의 커다란 입 안에 아이서부터 할머니까지 50명의 사람이 마치 배를 탄 듯 올라 앉아 신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장면이 재미있다.

이 밖에 심장의 크기는 작은 승용차 크기, 고래 몸길이는 트럭, 굴착기, 배, 승용차, 자전거, 오토바이, 밴, 트랙터가 한 줄로 늘어세운 정도라니, 아이들이 감을 딱 잡을 수밖에.

첫 장면에서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는 꼬마가 펼쳐든 게 이 그림책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마지막 장면도 이 책을 읽는 꼬마의 얘기로 끝이 난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은파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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