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청주 대표 근대산업 요람  ‘문화 발전소’로 힘찬 도약 기사의 사진
충북 청주시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던 상당구 소재 옛 연초제조창을 2010년 매입해 ‘첨단문화산업단지’로 조성하면서 이 지역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04년 문을 닫은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대 모습(왼쪽 사진)과 청주시가 아트팩토리형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경. 청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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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2407㎡ 부지의 거대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옛 연초제조창은 가동이 완전 중단된 지 12년이 됐다. 1946년 경성전매국 청주 연초공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한때 3000여명이 근무하고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자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다. 99년 원료공장 폐쇄에 이어 2004년 공장이 문을 닫았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공장이 위치한 내덕2동은 오송·오창 등 외곽개발에 따라 산업체 이탈, 인구감소 등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지역은 인구와 사업체 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90년 2만2385명에 달했던 지역 인구는 담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급감하기 시작해 2005년 1만7061명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31일 현재 인구는 외국인을 포함해 1만2139명으로 청주 전체 인구(84만3777명)의 1.43%밖에 되지 않는다. 사업체 수는 2002년 843개에서 2012년 813개로 감소했다. 또 준공된 후 20년 이상 지난 건축물이 79.1%나 된다.

◇도시의 흉물이 ‘문화공장’으로 변신=청주시가 2010년 폐허가 된 이 공장을 매입한 후 첨단문화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지역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는 이곳에서 2011년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해 아트팩토리형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건물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의 요람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화력발전소를 문화공간화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발전시킨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전선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핀란드 카펠리처럼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를 표방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2011년 대한민국 공공건축대상을 수상했다. 도심에 방치된 건축물을 활용한 비엔날레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 열린 공예비엔날레에서는 버려진 CD 수십만장으로 만든 조형물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설치물은 가로 180m, 높이 30m에 달했다. 벽면을 꾸미는 데 들어간 CD 49만여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9개국 3만여명으로부터 기증받았다.

담뱃잎 보관창고였던 동부창고는 지난 3월 전국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동부창고는 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갤러리와 목공예실, 교육실, 카페, 다목적 강당이 들어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시민에게 대관되고 있다. 콘서트와 공연, 각종 행사 등의 공간으로 이용 가능한 다목적홀은 최대 18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동부창고는 지난해 34동(지역문화 커뮤니티 플랫폼)과 35동(청주공연예술연습장)이 개관한 데 이어 올해는 36동(생활문화센터)이 문을 열 예정이다. 동부창고는 현재 7개 동이 남아 있다. 이 중 5개 동은 60년대 창고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적벽돌과 목조 트러스(금강송)로 건축돼 향후 등록문화재로의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 공동개발로 원도심 활력소 될 듯=옛 연초제조창 시설과 주변지역 일대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국토부는 2014년 5월 옛 연초제조창과 내덕동, 우암동, 중앙동 등 일대를 도시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했다.

청주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2018년까지 국비 1003억원, 민자 1718억원 등 3114억원을 들여 옛 연초제조창 일원 1.36㎢를 대상으로 주변도로 확장, 민간투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교통흐름 개선을 위한 상당로 확장, 내덕칠거리 교차로 개선, 이면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과 공예클러스터·창작존 등 문화업무시설 조성, 시민 문화공간 조성, 문화예술 특화거리 조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민간투자사업은 1만1920㎡에 비즈니스센터와 호텔을 짓고 9100㎡에 전시·판매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 레저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시는 오는 25일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할 예정이다. 다음 달 9일에는 옛 연초제조장 현장에서 대형 건설회사, 부동산 투자회사,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할 계획이다. 시가 사업 부지를 현물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은 오는 10월쯤 설립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옛 연초제조창 일부 시설에 들어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내년에 착공돼 2019년 5월 개관될 예정이다. 국비 580억원을 들여 만드는 청주관은 1만점 이상의 미술품을 전시·보관하는 전시형 수장고다. 지상 5층 연면적 1만9856㎡ 규모다.

시 관계자는 19일 “청주도시재생 선도사업은 새로운 경제기능을 도입하고 고용기반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청주 산업의 근간이 됐던 옛 연초제조창은 민·관 공동개발로 원도심의 부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승훈 청주시장 인터뷰
“청주 도시 재생사업 정부도 중요히 여겨”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인 옛 연초제조창이 문화업무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이승훈(61·사진) 청주시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도 이 사업을 도시재생사업의 중요한 모델로 보고 있어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청주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 고용기반을 창출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공예 클러스터와 문화예술 특화거리 조성, 민간사업 공모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은 청주 원도심권 활성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사업 추진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투자심리가 다소 얼어붙어 상황이 좋지 않지만 다행히도 옛 연초제조창 일대 개발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제조업 중심의 20세기형 산업구조를 미래지향적 창조문화 클러스터로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식산업시설 등을 통한 390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1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례적으로 외국이 아닌 다른 지자체로 선진지 견학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직원 40명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의 복합타운인 ‘웨스턴돔’과 서울의 ‘서울 상상나라’ 등을 방문해 민간자본 유치 방안을 모색했다.

현재까지 민간사업자 모집 절차는 비교적 순조롭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에 50억원을 출자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이 시장은 “다른 지자체의 다양한 성공사례를 꾸준히 배우고 아이디어를 공유해 미래지향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겠다”며 “중부권 핵심도시로 위상이 강화된 청주시의 특색 있는 사업을 발굴해 시민 삶의 질이 높은 희망찬 100만 도시, 든든한 100년 미래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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