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홍태경] 속절없는 자연재해, 현실적 대안 찾자 기사의 사진
지난 16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규모 7.3 지진은 우리나라로부터 350㎞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한반도 중·남부 지방에도 강한 지진동을 일으킬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그 이튿날에는 에콰도르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다. 두 지진은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으면서, 강진이 오랫동안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진이 빈발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과 공포가 더하고 있다.

또한 구마모토현과 인접한 아소산 화산의 분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의 무력함마저 느낀다. 지진과 화산 분화 가능성을 지켜보는 우리 국민의 마음도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지진이 빈발하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강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규모 7에 육박하는 지진이 수차례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기록이 있다.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 가운데에는 1952년 평양 서쪽에 있는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이 규모 6.3이었다. 이렇듯 강진의 가능성이 있고,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화 사회인 우리나라로서는 적절한 대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한 백두산 화산분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북한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간 알려진 백두산 인근 중국 측 영토 지각에서와 같이 북한 영토 내에서도 지하 5∼10㎞ 깊이에서 지진파의 속도가 느려지는 저속도층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 저속도층은 유체 상태의 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진파의 저속도층이 반드시 유체 상태의 물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백두산을 중심으로 반경 60㎞ 넘는 범위를 모두 마그마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1903년 분화를 끝으로 조용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백두산 화산은 화산성 지진, 높은 온도의 온천수, 맨틀 기원의 가스 관측 등 활화산의 여러 특징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필자의 연구팀은 북한에서 큰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백두산 마그마방을 자극해 화산 분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백두산과 지하 마그마의 상태는 향후 한반도 내의 자연재해 잠재성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지진과 화산 등의 자연재해는 한 번 발생하기만 하면 피해 범위가 넓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여러 인자에 의해 영향 범위와 효과,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가능성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재해 잠재성의 적절한 평가와 신속한 상황 전파, 응급대응이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재해 잠재성의 적절한 평가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다. 현재 우리는 단층의 분포와 크기, 지진 잠재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양지역 단층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사회 기간사업이 집중돼 있는 해안지역은 연안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매우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백두산 화산분화 잠재성 분석을 위해 현실성 높은 접근이 요구된다. 관측설비를 활용한 직접 연구가 중요하며, 자연경관을 훼손하거나 실패 확률이 높은 방법보다는 화산 연구에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탐사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백두산의 지정학적 위치는 민간 차원의 협력으로는 연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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