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불황 ‘뭉쳐야’ 살아남는다… 유통, 온·오프 경계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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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채널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TV홈쇼핑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오픈마켓 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점의 고유 영역이던 신선 식품 배송에 뛰어들었다. 온·오프라인, 모바일 쇼핑 환경을 통합한 ‘옴니채널’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TV 밖으로 나온 홈쇼핑=지난 10일 경기도 파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스튜디오 파주점’에는 롯데홈쇼핑 이은영 한세화 한빛나 쇼호스트가 등장했다. 이들은 TV 속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롯데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케네스콜’ 양가죽 재킷, 디자이너 브랜드 ‘라뮤리나 바이 장형철’ 점퍼, ‘메쎄’ 로퍼 등 판매방송을 시연했다. TV 속에서 진행되는 판매방송을 눈앞에서 지켜본 소비자들은 걸음을 멈추고 상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상품을 사고 싶었지만 TV 속 제품의 사이즈가 고민돼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겨냥한 행사였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2일 파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 138㎡ 규모 스튜디오 파주점을 열었다. 롯데홈쇼핑은 서울 잠실점, 이천점, 파주점 등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TV홈쇼핑이 갖는 한계를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8일 문을 연 ‘스튜디오숍 이천점’은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해 보고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후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원하는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한 옴니채널 공간이다. 이곳에는 단독 브랜드를 비롯한 17개 대표 브랜드 의류와 잡화, 란제리 상품 등 100여종을 정상가 대비 30∼7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롯데홈쇼핑 황범석 영업본부장은 “롯데홈쇼핑 스튜디오숍은 TV홈쇼핑 한계를 넘어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옴니채널 서비스 공간이자 고객과의 소통 공간”이라며 “앞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스튜디오숍 매장을 지속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2013년 8조9500억원, 2014년 9조1400억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다가 지난해 8조7000억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발굴해야 하는데, 이들 소비자층은 TV홈쇼핑보다 모바일이나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CJ오쇼핑은 2014년 12월 인천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에 ‘스타일 온에어’ 매장을 연 데 이어 지난해 2월과 11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1·2호점을 오픈했다. CJ오쇼핑 측은 오프라인 매장 매출 신장률이 6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오픈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첫 번째 오프라인 상설매장 ‘현대홈쇼핑 플러스숍’을 열었다. ‘맥앤로건’ 등 현대홈쇼핑 대표 브랜드뿐 아니라 ‘에띠케이’ ‘오쿠’ ‘자이글’ 등 홈쇼핑에서 자주 선보이는 50여개 브랜드 상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홈쇼핑에서는 세트 구성으로 방송되는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의류나 화장품, 속옷, 주방용품 등을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문을 여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과 하반기 오픈 예정인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가칭)에도 오프라인숍을 열 예정이다.

온라인몰, ‘신선식품’에도 집중=쉽게 변질되기 쉬운 채소나 육류 등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 온라인 몰이나 소셜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면 당일 식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대표적인 곳은 오프라인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유통 채널인 ‘SSG닷컴(ssg.com)’을 통해 ‘오전에 장을 보면 오후에 물건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내용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찾던 소비자들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들까지 주 고객층으로 확대하기 위함이다. ‘쓱 배송’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1∼2월 이마트몰 매출은 전년 대비 30.5% 늘었고, 신선식품을 찾는 젊은 고객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2월 연령대별 신규고객 비중이 20대의 경우 지난해 27%에서 올해 41%로 크게 늘었고 10대도 3%에서 9%로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농협중앙회와 손잡고 농산물 공급 및 판매에 나서고 있다. 쿠팡이 농협중앙회의 신선한 농산물을 직매입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상태로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소셜커머스 티몬 역시 ‘식품·건강’ 카테고리 내 수산·정육·계란, 과일·채소·쌀 등을 통해 신선식품 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멍게, 홍게 등 수산물과 한우 등 온라인 배송에 거부감이 높았던 신선식품 품목도 있다.

이들 업체는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은 배송 도중 변질될 우려가 있어 오프라인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일배송 시스템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소비자까지 넘보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쓱 배송’, 쿠팡은 ‘로켓배송’, 티몬은 ‘슈퍼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빠르면 상품 구매 후 2∼3시간, 늦어도 다음날 제품을 배송한다.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무료로 배송해준다. 이들 업체는 정해진 날짜에 매월 알아서 배송을 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생수나 쌀 등 상품을 규칙적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비대면 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기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롯데닷컴은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 맞춤정장 상품을 ‘스마트픽’으로 구매한 뒤 매장에서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원하는 시간에 롯데백화점 매장을 방문하면 옷을 입어볼 수 있고,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실측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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