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與 낙선자들만 우는 게 아니다… 밥줄 떨어진 보좌관들 ‘피눈물’ 기사의 사진
19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시작된 21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새누리당 소속 A보좌관은 난(蘭)을 든 배달원과 정부·기업인사들의 축하 방문이 이어지는 야당 의원실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옥상 흡연실로 향한다. 그는 “선거 막판까지도 질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나도 문제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한 후배들이 더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지난해 정부 부처로 자리를 옮긴 B국장은 “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전화가 20통도 넘게 왔다”고 전했다.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실에 근무하는 C비서관은 “친한 고교 선배 소개로 이번에 당선된 야당 초선 의원실에 지원을 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여당 보좌진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에 얻은 의석수는 모두 122석. 19대(152석)보다 30석이나 줄어들었다. 국회의원 1인당 7명의 보좌직원과 인턴 2명을 둘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270명가량이 실업자 신세가 된 셈이다. 가장 속앓이가 심한 경우는 영남 출신 보좌진이다. 더불어민주당보다 새누리당 경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덜할 것 같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실을 두드려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D보좌관은 “고향이 수도권이나 호남 쪽이면 몰라도 영남 출신의 새누리당 보좌진이 야당으로 가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50세 이상 베테랑 보좌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쉽게 부릴 수 있는 젊은 보좌관에 대한 의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오랜 국회 근무 경험에 따른 정무적 감각이나 정관계에 두루 발이 넓다는 장점을 호소해도 크게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특정 상임위 ‘붙박이’로 전문성을 지닌 보좌직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또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에 탈락한 의원실 보좌진 중 일부는 의원 소개로 미리 비례대표 후보에 자리를 약속받은 경우도 있다. 새옹지마(塞翁之馬)인 셈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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