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2부 ⑨] 말기 환자·가족에게 ‘나쁜 소식’ 통보할 때 의사 상담기술 갖춰야 기사의 사진
2부: 웰다잉, 이제 준비합시다

⑨ 죽음의 진실, 의사가 바로 알려야


의사는 환자와 가족에게 말기 상황임을 통보할 때 일정한 원칙과 상담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전략으로 ‘SPIKES’라는 6단계 프로토콜(규칙·절차)을 제시한다. 의사뿐 아니라 가족이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고자 할 때도 쓸 수 있다.

첫 번째는 ‘환경을 조성하라(Setting up)’.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개인 사생활 등이 유지되도록 하고 환자에게 의미 있는 다른 사람을 포함시키는 것도 좋다. 죽음 예정 통보를 전화로 하거나 복도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하면 안 된다. 대화할 때는 앉아서 적절한 신체언어를 사용하고 환자와 눈을 맞춰야 한다.

두 번째는 ‘환자의 인식 정도를 파악하라(Perception)’. 환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의심되는 점에 대해 물어본다. “의사나 가족에게서 무엇인가 들은 것이 있습니까?” “치료를 중단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같은 질문을 통해 환자가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정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세 번째는 ‘환자가 알기를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라(Invitation)’. “검사 결과에 대해 알기를 원하십니까?” “앞으로 치료계획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고 싶으신가요?” 같은 질문을 던져서 환자가 알기를 희망하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 알아내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

네 번째 단계는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라(Knowledge)’. “유감이지만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같은 표현으로 시작한다. 가능한 짧은 문장을 사용해 단순한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선 안 된다. “말기 암이 의심된다”는 표현은 좋지 않다. 정확한 진단이 나온 후에 명확하게 알리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무뚝뚝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당신의 병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개월 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같은 표현은 환자를 당황스럽게 하고 분노·체념하게 할 수 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는 표현도 삼가야 한다. 시한부 삶이라도 통증이나 증상 조절 같은 호스피스 완화의료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섯 번째는 ‘공감하고 응답하라(Emotion)’. 환자가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는 대신 의사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표현해야 한다. “나쁜 소식을 듣고 얼마나 당황하는지 압니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매우 유감입니다” “나에게도 나쁜 소식을 전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등은 환자의 상황과 마음을 읽어주는 표현들이다.

마지막으로, ‘요약하고 마무리하라(Summary)’. 환자에게 다른 중요한 질문이나 논의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지 물어본다. 다음번에 만날 약속을 명확히 정하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다음 약속은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고 돌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기사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