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60)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센터] 국내 만성 장질환자 10%… 6000여명 등록 기사의 사진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 의료진이 통합진료실에서 치료방향 설정이 쉽지 않은 환자의 사례를 놓고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소화기내과 예병덕 박상형 교수, 소아소화기영양과 오석희 교수, 소화기내과 황성욱 교수,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 울산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송규영 교수, 대장항문외과 유창식 교수, 소화기내과 양석균 교수(센터장). 뒷줄은 왼쪽부터 조윤경 전문 간호사, 민지연 임상영양사, 권은자 코디네이터간호사, 송민숙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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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은 1993년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 2012년 염증성 장질환 센터(센터장 양석균 소화기내과 교수)를 각각 국내 최초로 개설해 우리나라 염증성 장질환의 진료와 연구, 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센터에는 현재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6000여명이 등록돼 정기 검진 및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난치성 만성 장질환자의 10%에 이르는 점유율이다. 단일 기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란 아직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만성 장염을 통칭하는 병명이다.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주된 증상이다. 주로 10∼30대의 젊은 나이에 발생해 평생 동안 고통이 지속된다. 증상 조절에 실패할 경우 노동력 상실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도 커지게 마련이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베체트 장염, 장결핵 등을 앓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제공한다. 약물 치료, 수술,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 및 임신과 출산, 전반적 생활 관리 등에 관한 맞춤 치료·상담을 해주고 있다.

소화기내과, 소아청소년소화기영양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각 의료진의 협진체계를 긴밀하게 구축해놓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전문 간호사와 전문 코디네이터가 환자에게 세부적 상담, 질환 교육, 진료 연계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다른 기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만성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영양불량 및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센터 안에 영양 상담실을 별도로 갖추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는 지난해 유럽 염증성 장질환 협의회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국제적인 진료시스템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서도 인정을 받은 것이다. 양석균 센터장은 25일 “그동안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 의료 선진국을 포함해 20개국 140여명의 해외 의학자들이 센터를 방문,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의료시스템을 견학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의료진에게 난치성 장질환 치료에 필요한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전 세계 염증성 장질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는 5개의 특수클리닉을 가동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 베체트 장염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임상연구 클리닉 등이 그것이다.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은 1993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최대 규모의 특수클리닉이다. 오랫동안 축적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 진료와 상담, 교육이 자랑거리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정보교류와 친목도모를 위해 해마다 정기적으로 1회 이상 환우회를 연다.

베체트 장염 클리닉은 구강, 관절, 눈, 피부 등 전신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의 특성에 맞춰 소화기내과, 류마티스내과, 안과, 피부과 전문의들이 협진하는 통합관리 진료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가장 좋은 시기에 적절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평상시에도 소화기내과와 대장항문외과가 긴밀하게 협의를 한다. 클리닉은 국내에서 실시되는 염증성 장질환 수술의 약 40%를 도맡고 있다.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소아청소년 환자가 급증하는 최근의 질병 트렌드가 반영된 특수클리닉이다. 소아청소년 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가 날로 늘어나는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자의 조기발견과 신속한 치료, 연구를 위해 밤낮없이 애쓰고 있다. 클리닉은 성장기의 적절한 영양상태 유지를 위해 어린이병원 내분비대사과 및 외과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임상연구 클리닉은 염증성 장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임상시험 및 신약개발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가 신약의 임상적용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대장항문외과 유창식 교수는 크론병 환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난치성 치루 치료에 줄기세포를 적용하는 시험연구를 하고 있다.

양석균 교수는… 논문 247편·연간 환자 2만명 돌보는 염증성 장질환 권위자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8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과 동시에 서울대병원에서 인턴·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90∼96년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거쳐 97년부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과장과 염증성 장질환 센터장을 맡고 있다. 아시아크론병대장염학회(AOCC) 차기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AOCC 회장 임기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양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만성 염증성 장질환 전문가다. 93∼95년 미국 UC샌디에고와 메이요(Mayo)클리닉에서 대장점막 면역기능, 염증성 장질환을 집중 연구했다.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만 연간 2만명 이상의 장질환 환자를 돌봤다.

최근 양 교수는 크론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의 역학’ 등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관련 논문은 247편에 이른다.

2012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크론병 중개연구센터의 총괄책임을 맡아 ‘한국인 크론병의 발병 기전, 임상적 및 유전적 특성 규명과 새로운 바이오 마커 및 치료제 개발’을 이끌고 있다. 크론병 연구 인프라는 물론 임상 및 기초의학의 협동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양 교수는 울산의대 송규영 교수팀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 치료 시 면역조절제의 부작용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지난해 세계 최고의 유전학 분야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 연구로 면역 조절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양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우회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최신 치료법을 알려주며 소통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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