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부터 20대 총선 출마 후보들이 사용한 선거 비용에 대한 강도 높은 실사를 실시한다. 지난 4·13총선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당선인은 98명이다. 이번 실사 결과에 따라 수사 대상이 늘어날 수 있어 내년 4·12 재·보궐 선거가 ‘미니 총선’으로 치러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선관위는 전국에서 18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6월 30일까지 총선 후보들의 선거 비용 및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집중 조사한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회계보고서 등 허위기재·위조·변조·누락, 불법 정치자금 수수, 자원봉사에 대한 대가 제공, 선거비용 제한액 초과 지출, 신고된 예금계좌 및 회계책임자 이외의 수입·지출 등이다.

20대 총선 선거 비용 제한액은 지역구 후보 1인당 평균 1억7600만원, 비례대표에 대해선 정당별로 48억1700만원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의 선거 비용은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만큼 고의적인 과다·허위 보전 청구, 후보자와의 담합이나 이면계약에 의한 리베이트 수수 행위 등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허위 회계보고 및 누락 등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진다. 선관위는 19대 총선과 관련한 선거 비용 조사 결과 위법행위 458건을 적발했고 그 가운데 8건을 수사의뢰한 바 있다. 당시 위법행위 신고자 18명에게 모두 10억405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기준 당선인 104명을 입건, 98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1명은 재판에 넘겼고 5명은 불기소 처분했다. 유형별로는 금품선거 23명, 흑색선전 56명, 여론조작 7명 등이다. 19대 총선에서 같은 기간 당선인 79명이 입건된 데 비하면 이번에 당선인 수사 대상은 31.6% 증가한 것이다. 19대 총선에선 당선인 30명이 재판에 넘겨져 10명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18대에는 기소된 당선인 34명 중 15명이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다.

내년 4월 재보선 규모는 불법 선거 행위로 기소된 당선인들이 언제 확정판결을 받느냐에 달려 있다. 검찰과 법원 모두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30일 전 확정판결로 당선무효가 정해져야 내년 4·12재보선을 치르게 된다”며 “대법원 판단까지 받아보는 경우가 많아 재보선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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