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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등 일부 구절 “여성비하 주장은 오해… 성경은 평등 가르쳐”

김세윤 풀러대 교수 주장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등 일부 구절 “여성비하 주장은 오해… 성경은 평등 가르쳐” 기사의 사진
김세윤 미국 풀러신대원 신약신학 교수가 22일 서울 용산구 두란노빌딩에서 열린 ‘그리스도가 구속한 여성’ 발간 북토크에서 성경적 남녀 관계와 여성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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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와 리더십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거나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는 몇몇 구절은 그동안 왜곡된 남녀관계의 주요 근거로 활용돼 왔다.

최근 ‘그리스도가 구속한 여성(두란노)’ 책을 낸 김세윤 미국 풀러신학대학원 신약신학 교수는 22일 북토크에 앞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복음이라는 큰 주제에 비춰 삶의 문제를 보지 못한 채 몇 구절에 율법적으로 얽매여 해석하는 데서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울신학의 대가인 김 교수는 복음 안의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구절로 갈라디아서 3장 28절을 꼽는다. “그리스도 안에 이방인도 유대인도 남성도 여성도 상전도 노예도 없이 하나라는 해방의 복음 안에서 교회 안의 남녀 관계와 부부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 안에서 아내와 남편의 역할을 성경은 어떻게 말할까. 한국의 유교적 전통 속에서 자란 목회자들은 에베소서 5장 22절을 강조하지만 정작 ‘피차 복종하라(21절)’는 것이나 남편의 아내 사랑 의무(25절)를 다룬 구절은 잘 언급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이보다 더 부부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가르치는 구절로 고린도전서 7장을 꼽는다. 그는 “여기에서 바울은 넓게는 부부관계, 좁게는 부부의 성생활에 대해서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다”며 “고대사회에 각자 자기 몸에 대해 자기가 왕 노릇하지 못하고 상호 순종하라는 것만큼 생명적인 메시지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즉 성경이 말하는 남녀 관계의 핵심은 ‘동등성’과 ‘상호존중’이란 얘기다.

그는 여성의 설교권에 대해서도 고린도전서 14장이 아니라 고린도전서 11장을 들어 설명한다. 김 교수는 “바울은 당시 파격적으로 남녀가 회당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것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여성들이 설교하고 기도하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고린도전서 11장에서 여자가 머리를 가리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것은 교회 밖에서 나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문화적인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요즘 식으로 풀면 여성들은 복장을 단정히 하고 예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대교회에선 빌립의 딸들이 가장 설교를 잘 했다”면서 “비본질적이고 상황적인 대목들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목회자 안수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복음에 근거해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연약하고 어려움 당한 사람들에 대한 긍휼지심을 갖는 것이 결국 목자의 심정”이라며 “같이 공부하고 실력도 있는 여 제자들이 남 제자와 다른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불쌍히 여기면서 의롭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교회에 여성리더들을 세워놓고 보니 변변치 못하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그는 “가부장적 남성우월적인 체제 속에서 여성들에게 리더십을 행사할 기회나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여성 리더십에 대한 저항도 크고 앞으로도 훈련받을 공간도 좁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미국이 유색인 등에 대한 차별을 만회하기 위해 소수자우대정책을 펴는 것처럼 한국교회도 여성에게 설교할 기회나 리더십을 키울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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