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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교과서 무력화 나선 서울교육청

반대 핵심 세력 전면 내세워 대안 교재 만들어 갈 방침

국정 교과서 무력화 나선 서울교육청 기사의 사진
서울시교육청이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를 무력화하는 조치들을 마련했다. 국정화에 강력 반대하는 학자와 교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학교 현장에서 국정 교과서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교육청 내 국정화 반대 조직=서울교육청은 26일 ‘2016년도 역사교육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지난 1월 교육청 자문기구로 출범한 ‘민주사회를 위한 역사교육위원회’가 만들었다. ‘미래지향적 역사교육을 통해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목적을 밝혔지만 국정 교과서 반대 운동을 체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위원회 구성에서 확인된다(표 참조). 위원장은 주진오 상명대 교수다. 학계에서 국정화에 가장 비판적인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좌 편향 논란을 빚은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하나인 천재교육 교과서 집필자로 교육부와 지속적으로 대립해 왔다. 남정란 녹천중 교감도 좌 편향 논란을 일으킨 금성출판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이었다.

유용태 서울대 교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소속으로 학계에서 반대 성명을 주도했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국정화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란 책을 집필했고, 김육훈 독산고 교사는 “국정화는 모욕적”이라고 발언할 정도로 강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역사학자·교사 대다수가 국정 역사 교과서에 반대해 굳이 균형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교장선생님 등 일부 (국정화에) 찬성하는 분들도 위촉하려고 접촉했지만 모두 난색을 표해 성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대안교재, 토론회 등으로 국정화 무력화=서울교육청의 역사교육 기본계획은 국정화 교과서를 실제 교육 현장에서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선 ‘오늘과 만나는 역사’ ‘질문이 있는 교실, 토론이 있는 역사수업’ ‘동아시아 평화교과서(가칭)’ 등 대안 교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정 교과서는 A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B”라는 방식으로 국사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새내기 역사교사와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근현대사 관련 유적 답사도 벌인다. 다음달부터 역사 대토론회, 토크쇼, 전문가 심포지엄 등도 연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역사 관련 동아리, 답사 여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수능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어서 교과서와 다르게 가르치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의 움직임은) 역사 교과서가 잘못 만들어질 것이란 전제로 한 것인데 전제 자체가 틀렸다”며 “11월까지 차질 없이 교과서를 만들 것이고 완성본이 나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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