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김진홍칼럼

[김진홍 칼럼] 대통령이 더 내려놔야 한다

“초당적 국정운영이 20대 총선 민의… 박 대통령 스스로 탈당하는 게 바람직해”

[김진홍 칼럼] 대통령이 더 내려놔야 한다 기사의 사진
5년 단임 대통령에게 레임덕은 숙명이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정부를 거치면서 대통령이 힘을 잃어가는 과정을 국민들은 똑똑히 목도했다. 권부 핵심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도 주요인이었지만 선거 패배도 치명적이었다. YS의 경우 집권 3년차인 1995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의 참패가, DJ의 경우 집권 3년차인 2000년 총선에서의 패배가, MB는 집권 3년차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패배가 각각 권력 누수의 시발점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4년차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져 국정장악력을 잃기 시작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여당이 계속 승리한다면 레임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한쪽이 계속 이기게 놔두지 않는다. 집권세력이 선거에서 패하면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를 떠올리며 미래권력으로 몰려간다. 공직사회는 복지안동하며 보신주의에 빠져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대통령 지시마저 뭉개려 든다. 반복되는 레임덕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들이다. 정책 집행력이 떨어지고, 혼란이 가중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추세에 발맞춰 우리의 에너지를 경제개혁 등에 쏟아부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집권 4년차인 올해 실시된 4·13총선에서의 여당 완패가 예사롭지 않다. 박 대통령부터 힘이 빠져가는 느낌이다.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자리에서 나온 박 대통령 발언이 단적인 예다. 총선 직전까지 강력히 제기했던 국회심판론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정례화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책 조율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모색되는 등 국정운영 방식의 미세한 변화도 감지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박 대통령에게는 20여개월의 임기가 남아 있다. 당면한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을 비롯해 국가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 기간 경제회생을 위한 대안들이 소홀히 다뤄진다면 국민들 삶은 더 팍팍해질 것이다.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민 행복시대’와 ‘경제부흥’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선 박 대통령이 더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들은 절대 권력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까지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다. 대통령의 권력을 나누라는 요구다. 의회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한 상생의 정치를 펴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에 걸맞은 조치들을 박 대통령이 선도적으로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 하나가 연정(聯政)이다. 박 대통령은 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분명하게 피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협치를 원하는 다수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연정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기 바란다.

둘째는 탈당이다. 대통령 본인과 새누리당, 야당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박 대통령이 탈당하는 게 옳다고 본다. 새누리당은 제2당으로 전락해 대통령에게 큰 도움이 못 된다. 여당 구성원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에겐 ‘거대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실정이다. ‘거대 야당’은 내년 대선을 의식해 종전처럼 발목 잡는 행태에서 탈피하려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총체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정답은 초당적인 국정운영이다. 탈당을 검토할 때가 됐다. 노태우, YS, DJ,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타의에 의해 탈당하지 말고 스스로 던지는 게 낫다. 탈당이 그나마 국민들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아 국정 추동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레임덕을 피하려 무리수를 두면 더 큰 위기를 부른다는 게 우리 대통령사(史)의 교훈이다. 마음을 비우고 순응해야 한다.

김진홍 논설실장 jh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