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61) 가천대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 시험관아기 임신 성공률 62% ‘국내 최고’ 기사의 사진
가천대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을 이끄는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앞줄 왼쪽 세 번째) 등 주요 의료진. 가천대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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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갖고 싶은데도 그렇지 못하는 난임 부부가 늘고 있다. 남녀 모두 30세 이후에 결혼을 하는 ‘만혼 커플’이 늘어나면서 난임 및 불임 부부도 덩달아 증가세다.

난임이 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초혼 연령의 증가 및 출산 연령 노령화가 가장 큰 이유다. 스트레스 및 유해 환경 호르몬 증가 등도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로 꼽힌다.

우리나라 난임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30∼40대 고령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만 봐도 난임 때문에 고민하는 가임기 여성 가운데 30∼34세 환자가 2008∼2012년 사이에 1827명에서 216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35∼39세 난임 환자 역시 814명에서 1295명으로 늘었다.

‘압 오보 우스퀘 아드 비탐(Ab ovo usque ad vitam).’ ‘난자로부터 생명으로’라는 뜻의 라틴어로, 가천대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이 상징적 구호로 사용하고 있다. 귀중한 난자를 소중하게 다뤄 새 생명을 얻는 희망의 불씨로 삼겠다는 의료진의 의지가 담겨있다.

가천대길병원은 1968년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미국 유학 후 ‘이길여 산부인과 의원’을 개원할 때부터 난임 해결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 회장은 당시 미국의 선진 의료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초음파 의료기기, 자궁경부내시경 등을 진단 및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시스템으로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주고 이를 통해 박애, 봉사, 애국을 실천한다.” 가천대길병원이 ‘난자로부터 생명으로’ 구호를 내걸고 3년 전 최신 장비를 갖추며 아이바람클리닉을 새로이 단장할 때 세운 목표다. 현재 아이바람클리닉의 시험관아기 임신 프로그램 성공률은 62%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정도면 고통스러운 난자 채취를 단 한번으로 끝낼 수 있고, 어렵지 않게 배아이식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바람클리닉을 이끄는 가천대길병원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는 2일 “다른 기관에서 여러 번 실패한 뒤 찾아오거나 임신을 하기에는 나이가 아주 많은 쪽에 속하는 40세 전후 고령 여성이 시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기술이 향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이바람클리닉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인 ‘프리모비전’을 설치했다. 프리모비전은 수정된 배아의 발달과정을 배양기 내에서 24시간 관찰하면서 하루 종일 배아를 10∼60분 단위로 체크하는 설비다.

수정란이 배아로 성장하는 전 과정이 컴퓨터로 낱낱이 분석돼 비정상 배아를 선별하는데 유용한 장비다. 박 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발달 상태가 좋은 배아를 우선적으로 이식, 시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아이바람클리닉은 또한 임신을 위한 치료 과정도 차별화했다. 시험관아기 임신 프로그램은 체외수정 시술 시 배란유도 뒤 초음파 영상 유도 아래 난자를 채취하고, 미세수정 시술 기법으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킨 다음 곧바로 자궁 내에 넣어주는 방법(신선배아이식)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은 물론 국내 대부분 난임클리닉에서 이런 신선배아이식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시술은 한 번에 많은 수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과배란 유도제를 사용한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난포에서 분비되는 여성의 에스트로겐 호르몬 농도가 정상치보다 최고 수십 배까지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자궁 내막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왜곡되기 쉽다. 따라서 자연배란 주기에 맞춘 최적의 착상 환경과 거리가 멀어 착상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결국 임신 성공률 저하로 귀결된다.

가천대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선배아이식법보다 동결보존 배아이식법(All Freezing Policy)을 주로 쓴다. 체외수정으로 만든 배아를 공배양술, 배아모니터링시스템, 보조부화술, PGS(착상전유전자검사) 등과 같은 최신 보조생식기법으로 안전하게 배아 발달의 최종 단계인 포배기 배아 단계까지 키운 뒤 동결 보존해뒀다가 과(過)배란 유도로 나빠진 자궁 환경이 정상화된 다음에 이식해주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난임 치료 과정은 난임 부부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안겨준다. 시술 횟수를 줄이는 것 못잖게 환자들의 정신건강 문제까지 보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바람클리닉은 이런 점에서 국내외 난임 부부들에게 최후의 안식처와 같은 곳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교수는
부인과 내시경 수술 분야 개척자… 中·몽골 의사들에게 기술 전수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복중·고등학교를 거쳐 73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인턴 및 전공의 과정은 부산백병원 산부인과에서 이수했다. 석·박사 학위는 84년 부산대와 95년 서울대서 각각 취득했다.

박 교수는 85년 인제대학교 산부인과 전임강사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87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 산부인과 전임 연구원 및 임상강사로 활동했다. 87년엔 독일에 가서 이른바 '키일(KIEL)대'로 불리는 '크리스찬 알브레흐트 의대 산부인과 교환교수로 일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부인과 내시경 수술 분야 개척자다. 키일대 교환교수 시절 우리나라에선 생소했던 부인과 내시경 시술을 익혔다. 서울 퇴계로5가 제일병원 산부인과로 돌아와 이 기술을 국내에 보급하는데 앞장섰다. 92년부터 2003년까지 11년간 서울의대 후배들과 같이 시험관 아기 시술 및 부인과 내시경 시술 전문병원 피엘산부인과를 운영하기도 했다. 가천대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일한 것은 2005년부터다.

박 교수는 2일 "의대생 시절 난임으로 고생하던 누나, 전공의 시절에 인류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 양의 출산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접하면서 난임 해결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털어놨다.

95∼99년 대한불임학회 심사위원 및 재정위원을 역임했고 94년부터 대한남성과학회 학술위원, 2000년부터 대한생식의학회 이사, 2012년부터 대한보조생식학회 이사, 2014년부터 대한 생식면역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부터 가천대길병원과 자매결연을 한 중국 텐진, 몽골 의사들에게 그동안 익힌 체외수정 및 시험관아기 프로그램 등 보조생식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박 교수는 오는 8∼11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착상전유전자학회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해 난임 여성 51명으로부터 얻은 배아 23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동결보존 배아이식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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