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1970년대 근대화 상징, 도심 문화·창업 기지로 재도약 기사의 사진
노후화된 현재의 세운상가와 '다시·세운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속 보행 랜드마크와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재생될 미래 모습. 공중 보행교가 철거된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사이 현재 모습(왼쪽), 전시실 휴게실 등으로 사용될 플랫폼셀이 2∼3층 데크에 촘촘하게 설치될 세운상가 투시도(오른쪽).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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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3가와 퇴계로에 걸쳐 있는 세운상가.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1968년 지어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8∼17층짜리 건물 8개가 모인 상가군이다. 종로 쪽 현대상가는 철거돼 세운초록띠공원으로 한동안 비어 있었고 현재는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호텔PJ, 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가 1㎞에 걸쳐 병풍처럼 들어서 있다.

세운상가는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1970∼80년대 호황을 누렸으나 용산전자상가 건설과 강남 개발 등으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90년대 들어 쇠락했다.

그런 세운상가 요즘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시가 세운상가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 영광 되찾기 위한 재생프로젝트 가동=‘다시·세운 프로젝트’ 명칭에는 ‘세상의 기운이 다시 모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시는 ‘보행 재생’ ‘산업 재생’ ‘공동체 재생’ 등 3갈래로 나눠 프로젝트를 추진, 세운상가군 일대를 2019년까지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도심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재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세운상가 재생사업은 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는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를 잇는 420m 구간이 대상으로 지난 2월 착공했다. 시는 3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삼풍상가∼진양상가 간 2단계 구간(450m)은 타당성 조사, 투자심사,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18년 착공, 2019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라며 “세운상가 재생을 통해 주변지역까지 활성화되고 서울 도심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 시키겠다”고 말했다.

◇보행재생…남북·동서축 잇는 입체보행네트워크 구축=시는 끊긴 보행축을 되살려 세운상가에 사람들이 모이고, 흘러가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 종묘에서 세운상가로 이어지는 종로에 폭 20m의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도시농업 공간으로 이용하던 세운초록띠공원은 오는 10월까지 종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경사광장인 다시세운광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광장과 경사면 아래 공간은 야외공연, 프리마켓, 전시 등 다양한 시민 참여 공간으로 활용된다.

시는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 당시 철거된 세운상가∼청계상가 간 공중보행교(세운보행교, 연장 58m)를 내년 2월까지 복원해 남북 보행축을 되살릴 계획이다. 대림상가에서 을지로지하상가로 바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도 신설된다.

또 내년 5월까지 세운·청계·대림상가의 노후화된 3층 보행데크를 보수·보강하고 2층에도 데크를 신설한다. 이어 2∼3층 사이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플랫폼셀을 설치해 전시실, 휴게실, 화장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운·청계상가 데크 위에 장기간 점유 중인 무허가 건물 98곳은 이전하기로 했다.

◇산업재생…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조성=시는 전기·전자·조명·영상·음향·통신 등 산업인프라와 기술장인 등의 잠재력에 문화예술창작자, 청년의 혁신성 등 외부동력을 결합해 세운상가를 창의제조산업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연내에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세운상가의 상인과 장인을 발굴하고 외부 창작자, 창업자와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상가 내 공실 등을 활용해 도심산업 체험 공간 및 전시실을 운영하고 창업지원 거점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창의적인 기술과 제품이 만들어지는 전시·작업 공간인 세운리빙랩(Living Lab)을 설치·운영하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 등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기관 유치도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체 재생…주민이 주도하는 지역활성화=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공공선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성패는 주민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자생적 주민 조직인 다시세운시민협의회를 만들어 주민 주도로 지역활성화가 이뤄지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분야 기술장인들로 구성된 수리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기술장인과 과학기술 전문가 등이 멘토로 참여하는 과학기술 전문 청년 대안학교(21C 연금술사), 상인과 기술자가 강사가 되는 시민대학, 상인들에게 경제컨설팅을 하는 상인대학 등의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시는 상권이 활성화되면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과 기존 영세상인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지난 1월 세운상가 소유자대표, 상인대표 등과 향후 5년간 9% 수준으로 임대료를 동결하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대림상가·청계상가와도 상생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세운상가의 유동인구는 현재 하루평균 2300여명에서 1만3000명으로 5배 증가하고 상가매출이 3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0곳이 새로 창업해 일자리도 1000여개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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