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탄산수] 워터소믈리에 6인, 탄산수 블라인드 테스트해보니 기사의 사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소믈리에 실습실에서 지난달 29일 5개 브랜드의 탄산수를 평가하고 있는 워터 소믈리에들. 왼쪽부터 신은영·이제훈·이상선·고재윤·김하늘·이지선씨. 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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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탄산수 시장도 ‘뽀글뽀글’ 끓어오르고 있다. 콜라나 사이다에 못지않게 똑 쏘는 맛에 청량감까지 갖추고 있지만 칼로리는 제로(0)인 탄산수.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소화와 변비 해소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우리나라 탄산수 시장 규모는 2013년 142억9900만원, 2014년 373억7400만원, 2015년 782억4900만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올해는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많이 찾게 될 탄산수, 어떤 브랜드 탄산수가 맛과 품질이 뛰어난지 국민컨슈머리포트가 평가에 나섰다.

◇토종 베스트셀러 3종과 수입산 2종 평가=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탄산수의 맛과 품질을 비교하기 위해 시장점유율을 알아봤다. 닐슨 데이터 2015년 기준 롯데칠성 트레비가 시장점유율 51.1%로 1위다. 2위 코카콜라 씨그램(15.1%), 3위 일화 초정탄산수(12.6%), 4위 프랑스산 페리에(8.8%), 5위 마트 등 스토어의 자체 브랜드(4.7%)였다. 4위까지의 탄산수를 우선 평가대상으로 골랐다. 나머지 한 개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고가 제품을 추가해 비교해보기로 했다.

생수와 탄산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신세계 강남점 워터바를 지난달 28일 찾았다. 20여 가지의 탄산수를 판매하고 있는 이곳에서 가장 고가 제품은 샤테르돈이었다. 750㎖에 2만5000원이나 했다. 프랑스산으로 탄산수의 ‘로마네콩티(최고급 와인)’로 불리는 제품이다. 가격 비교를 위해 나머지 제품들도 신세계 강남점에서 구입했다. 가격은 초정탄산수(500㎖·1250원)가 가장 쌌다. 이어 트레비(500㎖·1300원), 씨그램(350㎖·950원), 페리에(750㎖·4900원) 순이었다. 탄산수는 환경적 요소로 탄산이 녹아 있는 물을 상품화한 천연탄산수와 정제수에 탄산을 주입해 제조한 인공탄산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초정탄산수와 페리에, 샤테르돈은 천연탄산수이고 트레비와 씨그램은 인공탄산수다.

평가는 워터 소믈리에들이 나섰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경희대 호텔관광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회장과 이상선 부회장(생수 박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식음료팀 지배인 이제훈씨, 인터콘티넨탈 호텔 선임소믈리에 신은영씨, 워터 전문 칼럼니스트 김하늘씨, ‘와인공간’ 아카데미 강사 이지선씨(2015년 워터 소믈리에 우승자)가 맡았다.

◇13개 항목에 걸쳐 평가=평가는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소믈리에 실습실에서 진행됐다. 서빙은 강한얼(호텔관광대학원생)씨가 맡았다. 강씨는 옆 강의실에서 탄산수를 얼음 통에 담가 차갑게 한 다음 검정 니트 원단으로 된 싸개로 병을 감쌌다. 하지만 독특한 병 모양이 드러나 브랜드가 노출될 염려가 있어 탄산수를 컵에 따라 서빙했다.

소믈리에들은 생수로 입가심을 한 뒤 평가에 들어갔다. 탄산수가 든 잔을 45도로 비스듬히 기울인 채 빛깔과 올라오는 기포의 양과 크기 등을 살펴보고(시각), 냄새를 맡고(후각) 다시 생수를 흔들어서 냄새를 맡았다. 그런 다음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채 ‘쓰읍씁’ 맛을 보고(미각)는 뱉기를 되풀이하면서 ‘워터 블라인드 시트’에 점수를 매겨나갔다.

평가는 2차에 걸쳐 진행했다. 1차 평가는 무려 12가지에 대해 점수를 매긴 다음 총체적인 평가를 했다. 깨끗하고 투명하며 부유물이 없는지를 보는 투명도, 거품의 양과 크기, 냄새 유무와 정도, 생수의 신선도와 상쾌한 맛의 정도를 측정하는 청량감을 체크했다. 또 신맛이 나지는 않는지, 짠맛으로 맛이 나빠지지 않았는지(풍미)도 점검했다. 풍부한 맛과 복잡한 구조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하고(구조감), 생수의 밀도를 측정하고(무게감), 거칠게 느껴지지 않는지(부드러움)도 알아봤다.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균형감), 오랫동안 좋은 물맛이 유지되는지(지속성)를 살펴본 다음 라벨 정보를 체크하고 총제적인 품질을 평가했다. 2차 평가는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평가를 했다. 1차는 절대평가로, 2차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시장점유율 2위의 반란=이번에 평가한 5개 브랜드 탄산수는 모두 깨끗하고 부유물이 없어 투명도에서 만점을 받았다. 또 평가 총점도 5가지 모두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단 항목별 평가와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한 최종평가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최종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시장점유율 1위 제품도, 최고가의 세계적인 탄산수도 아니었다.

시장점유율 2위인 씨그램(10㎖·27원)이 최종평가 5점 만점에 4.3점으로 탄산수 왕좌를 꿰찼다. 씨그램은 거품 정도, 냄새, 구조감, 무게감, 균형감, 지속성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신맛에서 최저점을 받았고, 총체적인 품질(10점 만점)은 8점으로 3위에 그쳤다. 총점(100점 만점)은 77.8점으로 2위였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최종평가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가성비’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상선 박사는 “탄산 기포가 강하고 지속적으로 올라 와서 입안에서 톡 쏘는 맛이 있지만 짠맛과 신맛이 강한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대상 중 최고가로 프랑스의 왕 루이 14세가 즐겨 마셔 ‘왕의 물’로 불리는 샤테르돈은 최하위였다. 최종평점 1.8점. 풍미와 부드러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거품 정도, 청량감, 균형감, 지속성에서 꼴찌를 했다. 총체적인 품질에서 최고점(9점)을 받았고, 총점(76.7점)에선 3위를 했으나 가격을 공개한 뒤 5위로 내려앉았다. 샤테르돈은 최저가인 초정탄산수보다 13배 이상 비싸다. 김하늘씨는 “기포의 지속성이 낮았으며 미네랄의 느낌은 강했지만 균형이 깨져 있고 구조감도 약한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2위는 국내 생수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페리에가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4.2점. 냄새, 청량감과 구조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구조감에서 최하점을 기록했으나 총체적인 품질(9점)과 총점(80.2점)에서는 최고점을 받았다. 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서인지 최종평가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페리에는 씨그램보다 2.4배 비싸다. 고재윤 교수는 “천연탄산수로 거품이 풍부하고 청량감이 뛰어나며, TDS의 양이 무게감으로 느껴진다”고 호평했다. TDS는 총용존고형물로 미네랄 함유량을 가리킨다.

3위는 초정탄산수로, 최종평점 2.5점. 냄새, 풍미, 무게감 항목에선 최저점을 받았다. 총체적인 품질(7.0점)에서 3위를 했고, 총점(71.5점)에서 4위를 했으나 가장 저렴한 가격을 발판삼아 최종평가에서 3위로 올라섰다. 초정탄산수의 가격은 5개 제품 중 최저가였다. 이지선씨는 “청량음료처럼 시원함이 느껴지며 풍미가 진하고 특히 가성비가 아주 뛰어난 물”이라고 평했다.

시장점유율 1위인 트레비는 4위에 그쳤다. 최종평점은 2.2점. 냄새 항목에서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부드러움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총체적인 품질(6.7점)과 총점(71.3점)에서도 최하위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종평가에서 4위로 올라섰다. 신은영씨는 “기포가 균일하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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