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을 상반기에 설립키로 했다. 한·일 정부의 12·28 위안부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달 중 준비위원회가 꾸려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일 이런 계획을 설명하며 최근 피해 할머니들과 면담도 했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 등 단체시설에 거주하지 않는 27명과 최근 사망한 개별 거주자 2명의 유족을 각각 만나 물었더니 26명이 ‘재단이 설립되면 그 지원을 받겠다’는 긍정적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반면 헌법재판소에는 12·28합의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다. 피해 할머니 29명과 유족 8명은 지난 3월 “정부가 할머니들의 대일 배상청구권을 봉쇄하고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해 ‘배상’을 해야 진정한 사죄인데, 정부가 위로금 형식의 ‘상처치유금 10억엔’에 덜컥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를 해줬다고 비판한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다. 이 중 44명이 생존해 있다. 14명은 나눔의 집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시설에, 3명은 해외에 거주한다. 외교부는 나머지 개별 거주자들을 만나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헌법소원에는 주로 시설 거주 할머니들이 참여하고 있다. 외교부가 긍정 반응을 얻었다는 26명과 헌법소원에 참여한 29명은 일부 겹치는 상황이다.

이러다 자칫 할머니들을 12·28 ‘찬성파’와 ‘반대파’로 구분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된다. 위안부 문제는 가해자인 일본의 잘못을 묻는 일이다. 거꾸로 우리 내부에서, 그것도 피해 당사자 사이에서 편이 갈린다면 할머니들의 상처를 보듬는 목적은 이뤄질 수 없다. 할머니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지만 ‘몇 명이 찬성하고, 몇 명이 반대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어느 쪽이 다수냐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은 애초에 정부가 할머니들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본과 합의한 데에서 비롯됐다. 그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 그러려면 합의 이후에도 “소녀상을 옮겨야 한다”거나 “위안부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는 망발을 쏟아내 사죄의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일본 아베 정부의 행태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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