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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헌신 공로 ‘오월어머니상’ 수상한 김병균 목사·김종률 장로

“예수님도 부패한 권력에 맞선 분이죠”

민주화 헌신 공로 ‘오월어머니상’ 수상한 김병균 목사·김종률 장로 기사의 사진
“상을 받는다는 게 너무 부끄럽더군요. 아직도 이 나라의 평화통일은 요원하고 민주화도 완벽하게 정착된 게 아닙니다. 목회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사양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김병균(68·전남 나주 고막원교회) 목사는 11일 본보와 통화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인 김종률(58·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 장로와 함께 ‘제10회 오월어머니상’ 개인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오월어머니상은 5·18 유족과 부상자, 구속자 등이 중심이 돼 2006년 설립한 ㈔오월어머니집이 민주화에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김 목사는 5·18 이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투쟁에 앞장섰다. 노동운동 통일운동 등에도 참여했다.

김 목사는 1980년 5월의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호남신학대에 재학 중이었던 그는 전도사 신분으로 전남 장성의 한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김 목사는 “18일은 주일이어서 교회에 있었는데 광주에서 큰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광주에서 계엄군이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모조리 잡아갔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광주로 향했습니다. 계엄군이 도로에 총을 들고 서 있었어요. 20일까지 이틀간 광주에 머물며 끔직한 폭력을 목격했습니다. 5·18이 끝난 뒤 광주로 다시 들어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에 동참하게 됐죠.”

5·18의 경험은 김 목사의 삶을 뒤흔들었다. 그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의장, 광주시민사회연대 상임의장 등을 맡아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운동에 매진했다. 국가보안법이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수차례 옥고도 치렀다. 김 목사는 “일부에선 나를 ‘강성 목사’ ‘데모 목사’라 부른다. 하지만 예수님 역시 썩은 권력에 맞서 싸우신 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교회에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해 모두가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목사’가 ‘눈 목(目)’에 ‘넉 사(四)’를 결합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눈이 4개 달린 사람이라는 뜻이죠. 목사는 두 눈으로는 하늘을, 나머지 두 눈으로는 세상의 현실을 봐야 합니다. 성경을 붙잡으면서 동시에 현실의 문제를 고민하는, 세상의 잘못된 점을 바꿔나가는 게 목회자의 역할입니다.”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은 전날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에서 윤장현 광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목사와 공동 수상한 김종률 장로는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다. 5·18 당시 전남대 3학년생이던 그는 1982년 소설가 황석영씨와 5·18 희생자를 기리는 음악극 ‘넋풀이’를 제작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 음악극 말미에 삽입됐다.

김 장로는 본보와 통화에서 “오월어머니상은 세상의 그 어떤 상보다 의미 있는 상”이라며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2009년부터 5·18 기념식에서 제창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는 것에 대해선 “정치권이 자꾸 정치적인 논리를 갖다 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불순한 선동가가 아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다짐의 노래”라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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