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53> 아이돌의 방송사고 기사의 사진
AOA 설현·지민. 국민일보DB
1980년대 후반 10대 소녀 김완선은 혜성처럼 나타났다. 댄스퀸이라는 호칭을 받으며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한창 잘나가던 그녀는 맞춤법 루머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당시 한 지상파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닭’을 ‘닦’이라고 썼다는 것이다. 25년이 더 지난 일이다.

그 후로도 김완선은 내가 닭띠인데 닭을 모르겠냐며 항변했지만 루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후일 그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닭’을 ‘닦’이라고 쓴 게 아니라, ‘닦’이라고 쓴 사람은 김완선이 아니고 전혀 다른 가수라고 정확히 밝혔다. ‘김완선 닦’은 포털 검색어에 아직도 남아 있다. 단순 해프닝이었지만 잘못된 루머는 오랜 시간 꼬리표가 되었다. 웃고 넘어갈 일이지만 대중은 어떻게 닭의 맞춤법을 틀릴 수 있냐고 혀를 찼다.

최근에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이 연이어 방송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한 방송에서 역사 퀴즈를 하던 AOA의 멤버 설현과 지민이 ‘안중근 의사’를 동시에 알아보지 못했다. 위인들과 유명인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히던 도중 안중근 의사 사진을 보고 “긴또깡?”이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순식간에 사이버상에서 역사 무지 아이돌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급기야 멤버들과 방송사는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이전에도 트와이스 멤버 쯔위의 ‘대만 국기’ 사태는 팀의 존속까지 영향을 미칠 기세였다. 단 한 번의 실수는 개인이든 팀이든 치명적인 여론 악화를 부른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을 자각하지 않는 방송과 매니지먼트는 직격탄을 맞게 되는 시대가 도래되었다. 방송 현장에서의 모니터링 시스템 부재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없게 만든다.

이같이 철저한 준비 작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출연을 줄이는 것이 올바른 리스크매니지먼트다. 방송사 역시 마찬가지다. 필사적으로 섭외한 연예인들을 위험한 줄 위에 올라서게 하는 일이 시청률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그들은 일회용 제품이 아니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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