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63)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 상담→진단→치료→교육 ‘원스톱 시스템’ 구축 기사의 사진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의 주요 의료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민경 교육코디, 이효보 족부코디, 신윤정 당뇨코디, 강효주 망막코디,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 정형외과 서상교 교수, 강태림 당뇨전문간호사,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 안과 이주용 교수,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센터장), 안과 김중곤 교수, 신장내과 장재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유류 및 패스트푸드 중심의 식습관, 활동량 감소 등 생활습관 변화로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세계 성인인구의 약 8%(4억2200만여명)가 당뇨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뇨병 환자 급증세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10.2%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대략 400만명 정도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공복혈당 수치가 100∼125㎎/㎗ 사이인 경우를 ‘당뇨 전(前)단계’ 혹은 ‘고(高)위험 당뇨예비’ 환자라고 부른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 김민선(51·내분비내과 교수) 소장은 이런 예비환자까지 포함시킬 경우 당뇨 위험에 빠진 사람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인구의 약 24%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은 질환의 특성상 조기발견 및 철저한 혈당관리, 환자 본인의 지속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혈액 속에 당분이 높아진 혈당을 방치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도 있으며, 이런 문제는 장기와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예로 성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당뇨에 따른 망막증이다. 신부전증과 투석치료, 나아가 신장이식 위험에 빠지는 가장 큰 원인 역시 당뇨병성 신장병증으로부터 시작된다. 당뇨병은 당뇨발 합병증을 유발해 하지(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 합병 위험도 2∼3배 증가시킨다.

2006년 문을 열고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는 당뇨병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해 초기부터 철저하게 혈당을 관리해줌으로써 이 같은 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춰주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이 센터는 이미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그 병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최적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뇨 관리를 위해 내분비내과, 안과, 신장내과, 심장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신경과, 치주과, 혈관외과, 일반외과(이식팀), 재활의학과, 영양과, 스포츠의학과 등 13개 진료과목 교수진과 4명의 당뇨교육 전문 코디네이터가 협진을 펼치며 체계적으로 혈당을 관리해준 덕분이다. 여기에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당뇨병 환자들이 당뇨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스스로가 당뇨병 관리의 주체가 돼 당뇨를 관리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도 이 센터의 큰 자랑거리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는 2009년부터 당뇨병과 관련된 상담과 진단, 치료 및 교육을 한 곳에서 해결해주는 원스톱(One-Stop)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당뇨 환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뇨 합병증 검사실을 대폭 강화,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개인맞춤진료를 해줘 호평을 받고 있다.

센터에서 경동맥초음파검사를 비롯해 동적(動的) 족저압검사, 말초신경감각검사, 말초신경전도검사, 안저검사, 하지혈류검사, 피부산소포화도검사 등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심지어 당뇨망막병증 검사를 위한 망막특수검사실까지 따로 갖추고 있을 정도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는 이 외에도 철저한 합병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해 △당뇨망막클리닉을 비롯해 △당뇨족부클리닉 △당뇨신장병클리닉 △심혈관 및 하지혈관클리닉 △뇌건강클리닉 등 5개 특수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당뇨망막 클리닉은 당뇨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 진단과 치료를 제공한다. 당뇨족부클리닉에선 당뇨환자 중 60∼70%가 겪는 크고 작은 당뇨병성족부궤양증(당뇨발)의 예방과 치료를 맡는다. 당뇨신장병클리닉은 당뇨로 인해 콩팥이 망가지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해준다. 자칫 혈당관리를 소홀히 하다 신부전증을 합병할 경우 요독증에 빠져 투석치료 또는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혈관 및 하지혈관 클리닉은 당뇨환자의 20∼30%가 겪고 돌연사 위험이 높은 허혈성심장질환을 관리해주는 곳이다. 뇌건강클리닉에선 치매, 뇌졸중 등 당뇨 환자에게 발생하기 쉬운 뇌혈관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준다.

김민선 소장은 16일 “우리 센터는 당뇨환자 진료 뿐 아니라 당뇨병에 대한 임상연구 및 교육까지 아우르는 당뇨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앞으로도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환자 및 가족에게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 편의를 최대한 도모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선 소장은

199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95년까지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전공의) 과정을 이수했다. 2002년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일하며, 현재 당뇨병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교수는 식욕 조절에 의한 비만과 당뇨 치료 전문가다. 그는 96년 2월 서울대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남편과 함께 방문 연구원 신분으로 영국 런던대 부속 해머스미스병원으로 건너갔다. 식욕조절연구 권위자인 스티븐 블룸(Stephen R. Bloom) 교수와 비만 및 당뇨 치료법을 공동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비만과 당뇨 등 내분비 대사질환 연구에 본격적으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였다”고 김 교수는 회고했다. 스스로 할 일을 구하고, 흥미 있는 논문을 찾아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다. 그 아이디어를 블룸 교수한테 제안해 연구과제로 채택될 때마다 성취감과 즐거움이 커졌다고 한다.

김 교수는 불룸 교수 연구실에 머문 2년 동안 식욕을 증가시키는 ‘아구티 관련 단백질’(AgRP) 등을 주제로 무려 11편의 연구논문을 썼다. 이 논문들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CI)’ ‘다이어비티즈(Diabetes)’ 등 임상의학 및 당뇨 관련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그 뒤 김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업 교수 연구팀에 합류, 식욕억제물질의 작용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논문 역시 2004년과 2006년, 2013년 등 세 번에 걸쳐 ‘네이처 메디신’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등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돼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김 교수는 2013년 뇌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클러스테린(아포지단백J)과 LRP2 단백질이 식욕조절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임을 밝혀냈다. 2014년에는 뇌 신경세포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섬모의 길이가 짧아지면 뇌 기능 이상을 유발해 비만해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데도 성공했다.

김 교수의 취미는 등산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 명의&인의를 찾아서 [기사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