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훈육과 학대 사이] “내 안의 상처 치유 전까지… 나는 폭력 엄마였다”

<상> 부모의 분노가 폭력적 체벌 유발

[‘사랑의 매’ 훈육과 학대 사이] “내 안의 상처 치유 전까지… 나는 폭력 엄마였다” 기사의 사진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다. 부모의 마음 속에 분노와 화가 있으면 자녀 훈육이 학대로 바뀌고 만다. 크리스천 부모들도 다르지 않다,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고 분노를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민석 선임기자
10세와 12세 두 아들을 둔 크리스천 A씨(33·여)는 수년 전만 해도 한 번 화가 나면 아들들을 무차별적으로 때렸다. 하루는 교회에서 너무 화가 나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큰아들을 질질 끌고 가다 정신을 차리곤 경악했다.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 자녀 때리는 것으로 풀어=A씨는 평소 늦은 귀가와 소통 부재, 나이차, 다른 종교 등으로 인해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일부러 남편 앞에서 아이들을 때리며 불만을 표시했는데 남편도 아내에게 화가 나면 아이들을 때렸다. A씨는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와 서운함 등을 약자인 아이들에게 돌린 것 같다”며 “특히 큰아들한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게 제일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부모에게 자주 맞았던 큰아들은 어릴 때부터 폭력성을 보였다. 돌이 지난 무렵부터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때렸다. 마음이 불안정해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를 보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선 반에서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열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그러다 A씨가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큰 시련이 닥쳤다. 3년 전 친정아버지가 남편 명의로 수억원을 빌려 사업하다 실패한 것이다. 빚더미에 앉은 A씨는 ‘어떻게 죽어야 하나’ 매일 고민하다 지인의 소개로 한 가정사역단체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A씨는 그곳에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지도 목회자는 “마음에 분노가 많으니 이를 치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원가정’에서 받은 상처 풀리니 행복한 가정생활 가능해=A씨는 목회자의 조언에 따라 지속적으로 치유상담을 받으며 치유상담학을 공부했다. 가정사역단체에서 간사로도 일했다. 그는 “공부하면서 내 마음에 분노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결혼하기 전의 ‘원가정’에서 받은 상처가 현재 가정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어릴 때부터 늘 외롭고 불안했다. 세살 때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A씨와 언니는 조부모 집에서 자랐다. 중학생 때부터 언니와 아버지, 계모, 이복동생과 함께 살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가 짧은 생을 마감했다. 언니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 A씨는 자살충동에 시달렸다. 20세 이후 독립하기까지 집은 지옥과 같았다.

A씨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20대 초반에 결혼했다. 어린 나이에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고 큰 아들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에 눈물을 삼켰다.

치유사역을 통해 A씨는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며 마음속 울분과 억울함, 슬픔, 외로움, 분노 등 부정적 감정들을 조금씩 제거했다. 자신이 치유 받으니 자녀들을 받아줄 마음의 공간이 생겼다. 남편도 사랑하기 시작했다. A씨가 상처를 조금씩 극복하자 자녀들과의 관계가 부드러워졌고 아이들도 변했다.

폭력성이 강했던 큰아들은 더 이상 폭력을 휘두르지 않게 됐고 모범생으로 변했다. 지금은 친구들을 잘 사귀고 운동도 잘한다. 부부관계도 완전히 회복돼 얼굴을 붉히며 다투는 일이 거의 없다. 지금 그의 집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A씨는 “치유 상담가로서 불우한 청소년들이 올바른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세워주는 역할을 하는 게 비전”이라고 밝혔다.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관계는 B씨의 사례처럼 부모 안에 있는 상처와 분노 등이 먼저 치유될 때 회복될 수 있다.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부모의 감정 상태가 평안하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분노가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며 “부모의 상처와 분노 등을 먼저 해결해야 건강한 자녀양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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