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상무 ‘기동대’ 최전방 해결사… “박기동, 어디서 이제 왔노?” 기사의 사진
K리그 클래식 상주 상무의 공격수 박기동이 지난 3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2016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상주 상무 제공
흙 속에 묻혀 있던 보석이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축구 팬들은 “이렇게 다재다능한 공격수가 어디에 있다가 이제 나왔느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1㎝에 83㎏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그는 세밀한 기술이 일품이다. 100m를 12초에 주파할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나고, 양발도 두루 잘 쓴다. 상주 상무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뜬 박기동(28)이다. 파란과 곡절로 점철된 무명 생활을 이어온 그가 이번 시즌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박기동은 20일 현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9경기에 출장해 6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아드리아노(FC 서울), 티아고(성남 FC·이상 11개로 공동 1위)에 이어 공격포인트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21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 FC와 11라운드에 출장해 공격포인트 쌓기에 나선다. 상주는 박기동의 활약에 힘입어 5위에 올라있다.

상병인 박기동은 19일 전화 통화에서 자신도 올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칠 줄 몰랐다고 했다. “지난겨울 거제도와 삼천포에서 훈련을 잘 소화했습니다. 체력이 오르고 마음도 안정을 찾으니 골이 잘 터지는 것 같아요. 또 꾸준히 출장하다 보니 경기 감각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박기동의 플레이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파리 생제르맹·195㎝·95㎏)를 연상시킨다. 즐라탄도 빠르고 기술이 뛰어나며 양발을 모두 잘 쓴다. 실제로 박기동은 즐라탄의 플레이를 좋아하고, 그를 닮고 싶다고 했다.

박기동의 축구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다. 그는 숭실대 1학년이던 2007년 광주에서 열린 제88회 전국체전에서 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09년엔 제25회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2010년 숭실대를 졸업한 후 일본의 FC 기후(2부 리그)에 입단했다. 희망의 안고 일본에 진출했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리그 개막을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오른복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어요. 그 때문에 두 달가량 재활을 했고, 결국 10경기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죠.”

방황하던 박기동은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했다. 2011년 광주 FC의 창단 멤버가 된 박기동은 23세의 어린 나이에 주장을 맡았다. 그리고 그해 3월 5일 그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창단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박기동의 플레이에 반한 조광래 당시 국가 대표팀 감독은 그를 성인 대표팀에 발탁했다. 박기동은 3월 25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4분 교체 투입돼 감격스러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것으로 태극마크와의 인연은 멀어졌다. 그는 적극적인 몸싸움을 하지 않고, 위치 선정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기동은 광주에서 2011 시즌 3골 5도움, 2012 시즌 5골 5도움을 올렸지만 2013 시즌과 2014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에서 31경기에 출전했지만 1골 1도움에 그쳤다. 그는 축구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시즌 챌린지(2부 리그) 소속의 상무에서 35경기에 나서 6골 5도움을 기록했으며, 이번 시즌엔 클래식으로 승격한 상무에서 펄펄 날고 있다.

박기동은 지난 15일 홈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10라운드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대 2 역전승을 이끌었다. 마침 이날 관중석에선 ‘슈틸리케호’의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와 박건하 코치가 경기를 지켜봤다. 23일 발표되는 국가 대표팀 명단에 박기동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박기동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은 큰 영광입니다. 2011년 처음으로 국가 대표로 발탁됐는데, 당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어요. 만약 이번에 발탁된다면 최선을 다해 뛰어 제 기량을 맘껏 펼쳐 보일 겁니다.”

박기동에게 가장 고마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 봤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아낌없이 뒷바라지를 해 주시고 늘 염려해 주시는 부모님”이라고 대답했다. “부모님은 신앙이 깊은 분들입니다. 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니다. 이제 제가 좋은 경기를 해서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해야죠.”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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