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3부 ②] 짧은 생의 끝자락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기사의 사진
어린이 전용 호스피스인 영국 런던의 ‘리처드 하우스’. 이곳의 실내 놀이공간이 지난달 27일 ‘생명의 나무’ 등으로 꾸며져 있다(왼쪽). 놀이 전문가 스미야 아흐메드씨가 한 어린이 환자와 함께 놀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리처드 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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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 임종케어 선진국서 배우다

② 호스피스의 원조, 영국


영국 런던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45분 정도 걸리는 동쪽 외곽의 다문화 지역에는 어린이 전용 호스피스 ‘리처드 하우스’가 있다. 런던의 6개 어린이 호스피스 가운데 하나다. 영국에는 지역마다 소아 전용 호스피스가 따로 있다. 임종 과정을 스스로 택할 수 없고 죽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어른과는 다른 임종 돌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린이 호스피스 전문기관과 병상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 환경이다.

리처드 하우스에서는 직원 80명, 자원봉사자 150명이 생명이 불안정한 어린이 환자 300여명과 그 가족들을 임종 전후로 돌보고 있다. 희귀난치질환 아동, 장애아동 등 남은 생이 길지 않은 인근 지역 17세 이하 어린이라면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가정방문 서비스를 주로 받는 아이들은 시설 내 프로그램이 마련되거나 스스로 원할 때 놀이터처럼 리처드 하우스를 찾는다. 상황에 따라 입원 병상 4곳에서 가족과 함께 머무를 수도 있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주제별 놀이치료가 진행된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리처드 하우스의 놀이공간 벽 한쪽에는 그 주의 주제인 ‘삼림지대의 신비’에 맞춰 아이들이 손바닥 도장으로 꾸민 ‘생명의 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어린이 호스피스에서는 스미야 아흐메드씨 같은 놀이전문가의 역할이 크다. 아흐메드씨는 발병과 치료, 수술,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아이들에게 ‘놀이’로 설명한다. 곰 인형을 통해 앞으로 환자에게 일어날 일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죽음이 아닌 희망을 끝까지 붙들어 매는 게 리처드 하우스의 역할이다. 아흐메드씨는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눈높이에서 본인의 건강 상태와 남은 삶을 이해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허락된 시간을 희망과 아름다운 기억으로 최대한 채워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런던=전수민 기자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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