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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꿈의 정원을 걷다

최재은·반 시게루 韓日 두 작가 협업… 설치작품, 비무장지대 설치 추진키로

DMZ, 꿈의 정원을 걷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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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선소 벽돌건물을 리모델링한 아르세날레 전시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본전시에 초청 받은 최재은(63) 작가의 설치 작품 ‘꿈의 정원’(사진)에서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것은 어둠이다. 이어 가늘게 비쳐드는 빛과 새소리, 싸한 흙냄새…. 원시의 낙원 같은 대나무 숲에 오솔길 같은 보행로가 나 있는데, 보행로가 공중에 붕 떠 있다. 그 위를 새벽을 향해 가듯 작은 인형이 걸어간다. 최 작가는 프리츠커상 수상작가인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59)와 함께 공동으로 초청받았다. 본전시 주제 ‘전선에서 알리다’에 맞춰 이들이 선보인 이 작품은 비무장지대(DMZ)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분단과 갈등을 생명의 힘으로 극복하자는 제안을 담은 ‘공중정원’ 프로젝트이다.

설치 작품은 지뢰가 매설돼 위험천만의 DMZ에 대나무 숲길과 지상에서 3∼6m 떠 있는 총 13㎞ 공중보행로를 강원도 철원군 평강고원 지역에 만들자는 구상을 축소모형으로 제시한 것이다. 건축의 인도주의적 측면을 국제적 담론으로 제안한다.

전시장엔 대나무 숲 너머에 2채널 비디오를 설치했다. 한 대에선 DMZ 생성과정에 관한 역사적 기록에 관한 영상이, 다른 한 대에서는 멧돼지 부엉이 등 DMZ 동물들의 평화로운 모습이 나와 대비된다. 군사분계선을 담은 지도, 휴전선 철조망 조각 등이 함께 두루마리를 펼친 듯 전시돼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장에서 만난 최 작가는 “남북 분단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는 분단의 어둠을 문화가 걷어내자는 구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 시게루는 “최 작가가 아이디어를 내 제안해 왔고, 저는 이를 건축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지원을 했다”면서 “건축적인 작품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 작가는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일본관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베니스=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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