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3부 ③·끝] “죽음의 학문이 곧 삶에 대한 학문” 기사의 사진
메릴랜드주 프레드릭에 위치한 후드대학의 테리 마틴 교수(오른쪽)와 타나톨로지 석사 과정 학생들이 지난 11일 죽음과 삶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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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임종케어 선진국서 배우다

③ ‘메디케어 호스피스’ 미국

죽음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말기 환자가 임종을 앞두고 경험하는 공포는 가늠하기 힘들다. 타나톨로지(Thanatology)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죽음학, 임종(臨終)학 또는 생사(生死)학 등으로 번역되는 타나톨로지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죽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죽음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을 경감하고 나아가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

지난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드릭에 위치한 후드대학(Hood College)을 찾았다. 후드대학은 타나톨로지 석사 과정을 운영하는 소수의 대학 중 하나다. 이 대학 테리 마틴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 죽음, 삶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죽음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나누고 싶어요.” 흔치 않은 타나톨로지를 공부하는 이유를 묻자 베벌리 롤린스(61·여)씨가 입을 열었다. 롤린스씨는 4년 전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냈다. 사별이 남긴 슬픔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후드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죽음에 대한 이해, 호스피스의 원리 및 실습, 슬픔을 애도하고 사별가족을 상담하는 방법 등을 수강했다. 타나톨로지 수업은 죽음 역시 삶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퇴직 공무원인 롤린스씨는 “말기 환자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끔 상담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죽음 곁에서 일하는 이들은 죽음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타나톨로지 과정을 찾는다. 장례지도사 제라드 해링턴(47)씨는 “타나톨로지를 통해 사별 가족이 경험하는 복잡한 슬픔의 감정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죽음에 대해 공부할수록 소중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전했다.

타나톨로지 석사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은 병원과 호스피스, 순직소방관협회 등 죽음과 관련된 직종에 주로 진출한다. 타나톨로지의 학문적 관심은 죽음의 테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틴 교수는 “타나톨로지는 죽음의 학문이자 곧 삶에 대한 학문이다. ‘죽음 이후’ 보다 ‘매순간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진다”며 “죽음에 다가서는 일은 존엄한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드릭(메릴랜드주)=글·사진 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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