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꿈드림서 희망 찾아”… “한번 놓쳤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기사의 사진
국민일보 주선으로 강은희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난 26일 여성가족부 장관실에서 좌담회를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 두 번째는 신종수 국민일보 종교국장. 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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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9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그리고 지난 27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여성가족부 주최 '학교 밖 청소년 동행 걷기대회' 행사가 열렸다.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법률 시행과 청소년 동행 걷기대회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행사일 수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전 시행된 이 법률에는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직면한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 가운데 이를 헤쳐 나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학교를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숫자가 39만명이다. 제주시나 경북 구미시 인구다. 학교 밖 청소년 가운데 대안학교, 검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이들은 파악이 되나 '은둔형 외톨이' 등은 실태파악이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 담당자는 "개인정보법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3월 16일부터 매주 수요일 '소년이 희망이다'라는 기획연재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실태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보도하고 있다. 비행청소년, 가출청소년, 소년원생 등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들에겐 공통적으로 결핍이 있었다. 사랑받지 못했고 사랑받길 원했다. 손만 내밀어 주면 바로 자신의 꿈을 펼칠 청소년들이었다.

지난해 법률 시행에 따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지원센터 상담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최예리(18)양 등 6명이 국민일보 주선으로 지난 26일 여성가족부장관실에서 강은희 장관을 만나 속 깊은 얘기를 나눴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정책들이 현장에 어떻게 뿌리박고 도움을 줬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들은 39만명에 달합니다. 매년 5만여명씩 발생하고 있어요. 그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의견을 들어보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최예리(18·여)=저는 특성화고등학교와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다 지난해 9월 자퇴했어요. 학교폭력을 못 견뎌서죠. 학교 밖 청소년 정책과 관련해서 건의 드리고 싶은 것은 먼저 한 공간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꿈드림)’와 청소년상담센터를 분리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상담센터는 마치 교무실 같은 분위기예요. 학교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친구들은 힘들어합니다.

△강 장관=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전국에 202곳이 있죠. 개중에는 청소년상담센터와 같이 있는 곳도 있습니다. 청소년상담센터에는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도 오니까 꿈드림을 찾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부딪힐 위험도 있죠. 분리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서민수(21)=저는 2011년에 자퇴했어요. 검정고시를 거쳐 올해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입시제도에 대해 건의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수능만 잘 봐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하는 수시전형이 확대됐습니다. 학생부가 없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기회가 줄어든 거죠.

△강 장관=그 부분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학업중단 청소년을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을 대신할 수 있는 전형이 필요하죠. 민수씨는 자퇴 후 기본적으로 ‘학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나요.

△서민수=자퇴 전 자사고에 다니다 적응을 못했어요. 처음에는 대학 갈 생각이 없었죠. 지난해 7월 여러 가지 도전을 하다가 다 실패했고 결국 벼랑 끝에 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꿈드림을 알게 됐고 수업을 들으면서 검정고시를 봤어요. 당시 멘토 선생님이 저랑 동갑이었어요. 그분처럼 멘토가 되고 싶었죠. 아무래도 대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소년지도학과에 가서 공부하면 재미있겠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강 장관=학교 밖 청소년들이 꿈드림에 다가가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막상 가서 청소년지도사 선생님들과 이야기 하면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도연(18·여)=저는 지난해 자퇴했어요. 상담프로그램 등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가고 있는 단계예요. 꿈드림의 두드림 자립준비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준비 방법, 전반적인 경제 관념 등에 대해 배웠어요.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강 장관=일단 학교 밖으로 나오면 일반적인 학업 외에도 사회생활 하는 데 필요한 것을 배울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두드림 프로그램은 그 점에서 기회를 제공합니다. 실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본인의 장단점을 정리할 수 있어요. 오늘 이 자리도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신승원(19)=4년 전에 자퇴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있는데 즐겁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이런 불편함을 주변 사람에게나 가족에게 티내기 싫었어요. 혼자 마음에 쌓았다가 우울감이 심해졌고 결국 자퇴를 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울거나 잠만 잤어요. 3개월 그렇게 지냈죠. 누나만 날 이해해 줬어요. 누나도 자퇴를 했거든요. 2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어요. 먼저 제 학력이 중졸이니 검정고시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준비해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즈음 꿈드림에서 연락이 왔어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담을 받으러 오라고요. 매우 적절한 타이밍에 온 전화였어요. 꿈드림에서 많은 기회를 얻었죠.

△강 장관=막상 검정고시 합격해도 그 다음 방향을 찾기 쉽지 않죠. 승원씨는 어떤 길을 가기로 했나요.

△신승원=처음에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성우 연기에 관심이 갔어요. 꿈드림에서 성우분과 만남도 주선해 주셨어요. 그러다가 제로캠프에서 탤런트 최불암 선생님을 만났어요.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죠.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고 답했더니 제로캠프에 와서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연극의 조연출을 시켜주셨어요. 청소도 하고 진행을 도왔습니다. 틀을 갖추고 관련 공부를 한 지 이제 두 달 됐어요. 제가 가정과 학교에서 소통이 잘 안 됐었는데 다른 사람의 삶을 연기하는 연극을 하면서 부모님, 선생님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강 장관=경험을 하다 보면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 기회를 얻은 거네요.

△황원영(18)=저는 노는 것이 너무 좋아서 자퇴했었어요. 사고도 많이 쳤어요. 때문에 경찰서도 갔었습니다. 친구들을 괴롭혔어요. 부모님이 엄청 우셨어요.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결심했죠.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살자고요. 예를 들면 일찍 일어나고, 엄마 말 잘 듣고 이런 거요. 하지만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도 갈 곳이 없었죠. 그러다 꿈드림을 알게 됐습니다. 거기서 만난 분들은 지금까지 봤던 어른들과 달리 웃는 얼굴로 저를 반겨줬어요.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저 역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성화(20)=중학교 2학년 때 자퇴했어요. 방황하다가 지난해 8월 처음 꿈드림을 찾게 됐죠. 거기 계신 분들은 제가 잘못을 해도 우선 받아주고 이해해 줬어요. 작은 일에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커서 뭐가 되려느냐”고 질타만 하던 다른 어른들과 달랐어요.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요. 그 마음을 갚기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는 8월에 검정고시를 볼 계획입니다.

△강 장관=예전에 하기 싫어했던 것이라도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면 해낼 수 있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어른이 되는 겁니다.

△최예리=학교 폭력 탓에 자퇴 후에도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겪었습니다. 안 좋은 생각도 했어요. 그런 저를 꿈드림에서 잘 받아 주셨어요. 따뜻하게 감싸주셨죠. 저도 그분들 같은 청소년지도사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강 장관=사람은 저마다 아픔이 있고, 지나면 삶의 일부가 됩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아픔이 오래 지속되면 벗어나기 힘들죠. 청소년들이 그 아픔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번 놓쳤다고 영원히 놓친 것은 아니에요. 여러분 모두 미래의 주인공입니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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