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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축제 사이] <23> 청소년 축제

[축제와 축제 사이] <23> 청소년 축제 기사의 사진
청소년 축제의 체험 부스
지난해 음반발매와 함께 화제를 일으켰던 가수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는 광고 카피 같은 상징성 있는 제목인 데다 누구에게나 쉬운 구어체여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뛰어난 외모를 강조하기 위해 근본적 원인을 끄집어낸 것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선 주로 외모나 독특한 성격을 지적할 때 자주 활용된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청소년 축제를 보면 “어머님이 누구니? 누구에게 배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교실 책상은 그대로 둔 채 가나다순으로 앉을지, 키 순서대로 앉을지가 유일한 선택이자 고민인 아이들처럼 어른들 축제를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다. 한국은 축제가 많은 유럽이나 인도, 일본 등과 비교해도 유독 청소년 콘텐츠가 빈약하다. 그나마 곳곳에서 매년 오뉴월에 펼쳐지는 청소년 축제도 그들의 특별활동 시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청소년 축제는 개성 있는 청소년 문화라기보다 교외 학습장 성격이 강하다. 청소년 복지를 위해 지자체가 관여하는 청소년 축제가 늘고 있지만 그나마도 어른들 축제의 곁가지 식으로 동시 개최하는 바람에 비슷하게 돼가고 있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나열식 부스에 단순체험 일색인 체험 프로그램, 작은 예산에 맞춘 연예인 초청, 참가자 공연 순으로 짜여 있다. 통통 튀는 청소년들만의 아이디어, 다소 엉뚱해도 기발한 발상, 세대차이를 느낄 수 있는 그들만의 목소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정해진 수학 공식처럼 철제 무대와 전시 부스부터 세워놓고 그 안에 비누 만들기를 넣을지 가훈쓰기를 넣을지만 청소년들이 선택하는 모양새다. 창의력이라고는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다. 청소년 문화가 흥미롭지 않다면 그건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청소년이 만드는 축제는 사실상 다음 시대를 이끌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도와주는 건 좋지만 상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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