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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토크] 욕망과 개인비행

[사이언스 토크] 욕망과 개인비행 기사의 사진
윙슈트. 위키미디어
그리스 신화에 ‘이카로스 날개’가 등장한다. 새의 깃털과 밀랍을 이용해 아버지가 만든 날개를 붙이고 핍박의 크레타섬을 탈출하던 이카로스는 바다에 추락사한다. 너무 높게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비행의 신기함에 취해 계속 오르다 뜨거운 태양열로 밀랍이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동경을 뜻하는 이카로스 날개는 현재도 발전 중이다. 그러나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많은 고통스러운 결과를 동반했다. 10세기 후반 영국의 수도사 아일머는 자신이 만든 날개를 달고 수도원에서 뛰어내려 불구가 되었고, 그 후 수세기 동안 개인 비행을 꿈꾸던 많은 이들이 높은 건물 옥상과 절벽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했다.

인류의 비행장치에 대한 과학적 기록은 15세기 후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고안한 나선형 회전날개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18세기에 프랑스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가 등장했고, 19세기 중반 ‘항공의 아버지’인 영국인 조지 케일리에 의해 조종이 가능한 낙하산이 등장한다. 케일리가 비행에 필요한 3가지 힘(양력, 추진력, 조종력)의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20세기 초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플라이어’가 탄생되었다.

그러나 낙하산과 비행기라는 획기적인 최초 발명 사이에는 또 다른 위대한 발명과 도전이 있었는데, 이는 독일 항공의 개척자 오토 릴리엔탈과 그의 행글라이더이다. 조류의 비행역학을 분석하고 이를 공학적으로 적용한 인류 최초의 활공비행 도전이 릴리엔탈에 의해 19세기 말 성공한다. 그러나 2500여회의 활공에 성공한 그는 1896년 시험비행 중 추락사한다. 그의 사망은 라이트 형제로 하여금 완전한 동력비행기 발명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각 분야에서 최초를 이루기 위한 선의의 경쟁과 불타는 욕망이 인류사를 진일보시킨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잊혀진 패배의 좌절과 죽음의 고통이 늘 존재한다. 추락 후 사망 직전 “큰 것을 위해 때론 작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릴리엔탈의 마지막 말이 큰 울림을 주는 것은 플라이어호의 초라하나 위대한 기록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 동력비행 기록은 37m, 12초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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