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J 민주화 집념엔 긍정적… 급진세력 연계 가능성 경계 기사의 사진
DJ가 1985년 2월 8일 미국에서 전격 귀국하기 이틀 전인 2월 6일 미 국무부 정보분석국이 작성한 ‘한국: 김대중의 귀국’이라는 제목의 문서. 미국은 당시 야권 지도자였던 DJ에 대한 관심과 함께 경계감도 갖고 있음이 드러나 있다. 출처=미국 디지털 국가안보 기록보관소
미국에 야권 지도자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경계선상에 있는 인물이었다.

미국은 DJ의 민주화 집념과 지도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DJ와 폭력·급진세력 간의 연계 가능성도 의심했다.

DJ는 2년2개월을 미국에서 머문 뒤 1985년 2·12총선 나흘 전인 2월 8일 전격 귀국했다.

미국 국무부 정보분석국은 그의 귀국 이틀 전인 2월 6일 ‘한국: 김대중의 귀국’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했다.

미 국무부는 문서에서 “김대중의 귀국은 야권에 가슴 뛰는 일”이라고 당시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또 “김대중이 향후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한국 정부는 김대중과 김영삼 간의 라이벌 관계, 1979년 박정희 암살 이후의 불안정성에 대해 김대중이 큰 책임을 지고 있다는 많은 한국민들의 인식 등을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여권이 두 김씨의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예견했던 것이다.

조지 슐츠 미국 국무부 장관은 88년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국무장관으로서 마지막 방한이었다.

한국을 떠나는 날이었던 7월 18일 슐츠 장관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4당 대표들과 조찬을 가졌다. DJ가 이끌었던 평화민주당은 그해 4·26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을 누르고 제1야당 자리를 차지했다. DJ는 제1야당 당수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조찬 발언을 기록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기밀해제 문서를 보면 DJ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DJ는 슐츠 장관을 향해 “핵무기와 관련한 미국의 NCND(특정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정책) 정책을 이해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유럽에서는 미국 핵무기의 종류와 수량이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남한 국민들은 왜 미국이 이 나라에서는 핵무기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한국 국민들이 핵무기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미국에도 유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당시 금기시됐던 한국 내 미국 핵무기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이었다.

이에 슐츠 장관은 “핵무기에 대해 확인해주는 것은 적들만 이롭게 할 것”이라며 “유일한 예외는 GLCM(지상발사 순항미사일)으로, 소련과 협상을 통해 유럽에 있는 핵무기 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반박했다.

DJ는 당시 거셌던 미국의 한국 농업시장 개방 압력에 대해선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한국 농민들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민들에게 불리한 미국의 공정하지 못한 압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차라리 무역불균형을 초래한 기업가들이 타격을 받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블루밍턴(미국 인디애나주)=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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