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기독인’ 있다면… 어떻게 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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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17일 국제 호모포비아 반대의 날 시위가 열렸다. 동성애 옹호 활동가들이 동성애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우산을 들고 서 있다. 갈수록 동성애 옹호는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는 목소리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는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고 있다. 동성애는 창조질서에 반하는 죄라고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부쿠레슈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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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동성애에 답하다’/케빈 드영/조계광 옮김/지평서원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스탠리 J 그렌츠/김대중 옮김/새물결플러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동성애 물결이 여지없이 한국사회와 교회로 밀려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 목사는 “교회 안에 괴로워하는 레즈비언 자매가 있다”며 “동성애 문제에 대해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이 많이 다니는 대형교회에는 이미 알게 모르게 동성애자 교인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교회가 어떻게 품어야할지 목회 차원의 고민이 깊다. 오는 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는 크리스천들에게 동성애 문제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어떻게든 해야 할 숙제처럼 다가온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동성애 이슈에 대한 책들이 속속 출간됐다.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뭐라고 가르치나=지평서원은 ‘성경이 동성애에 답하다’는 책을 펴냈다. 미국에서 개혁주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케빈 드영 유니버시티 개혁교회 담임목사가 지난해 쓴 책을 번역했다. ‘성경은 동성애에 관해 뭐라고 가르치고 있는가’라는 원제대로 성경에 포커스를 맞췄다.

저자는 먼저 창세기 1∼2장을 통해 ‘하나님은 성(性)을 결혼 언약을 통해 결합한 부부만을 위한 선물로 창조하셨다’는 대명제를 확인한다. 이어 성경의 대표 구절들을 살펴본다. 소돔성의 타락을 다룬 창세기 19장, ‘너는 여자와 동침함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라고 직접 동성애를 언급한 레위기 18장과 20장, 동성애에 대한 바울의 경고가 담긴 로마서 1장을 차례로 다룬다.

이어 고린도전서 6장과 디모데전서 1장에 나오는 코이네 헬라어 ‘말라코이’와 ‘아르세노코이타이’를 둘러싼 논란도 따져본다. 저자는 “두 단어는 좁은 의미로 상대방을 학대하는 동성애만을 뜻하지 않고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남자를 가리킨다”며 “동성애는 엄숙히 축하해야할 복이 아니라 회개하고 그만두어 용서받아야 할 죄”라고 강조한다.

이 논란은 20세기 후반 ‘성적 지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크리스천들은 동성애를 이성애와 똑같이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성경 속 고대 사회의 동성애는 성인 남자와 어린 소년 간 일종의 착취적 관계였지만 오늘날 동성애는 육체적 관계뿐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성경은 물론 고대 사회를 연구한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당시 바울이나 모세가 동성애를 제한적으로 단죄한다고 말할 만한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반박한다.

그는 이런 기독교의 입장이 시대착오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역설한다. 동성애 이슈가 일부일처제와 기독교적 성윤리의 순전성은 물론 성경의 권위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 문제로 고민하는 평신도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다. 책 말미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열 가지 서약과 스터디 가이드도 수록했다. 동성애에 대해 단호하면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증오나 무례한 태도는 안 된다고 말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교회는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새물결플러스의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엔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이란 부제가 달려있다. 스탠리 J 그렌츠 교수가 1998년 쓴 책으로 심리학과 생물학, 교회사 분야에서 펼쳐진 동성애 관련 논쟁과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10여년이 흘렀지만 그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엇보다 ‘동성애와 교회’의 관계를 다룬 마지막 장이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태도를 네 가지로 소개한다. 첫째, ‘무제한 개방’이다. 이들은 이성애와 동성애를 동등하게 여길 뿐 아니라 동성애자의 교회 참여도 환영한다. 목회자의 동성결혼 축복을 당연하게 여긴다. 둘째, ‘제한된 허용’이다. 이들은 레즈비언과 게이를 교회에 받아들이되, 동성애 행위를 하는 이들에게는 직분을 주지 않는다.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교회가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는 태도를 취한다.

셋째, 제한된 허용과 비슷하지만 좀 더 제약을 두는 ‘차별적 허용’이 있다. 이들은 동성애 행위를 죄로 다루고, 동성애자 중에서도 금욕하는 이들에 한해 교회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은 ‘무차별 거부’다. 동성애 행위를 사회적으로 금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회가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한다.

저자의 입장은 무엇일까. 성경 속 고넬료의 회심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렇게 정리한다. “그리스도의 공동체는 모든 죄인을 하나님의 시각에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긍정하면서 그들을 환대한다. 그러나 주님이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해 끌려온 간음한 여자에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단호히 명령하셨듯이 환대하는 공동체는 어떤 유형의 악한 행위에 대해서도 긍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거부한다.”

저자는 동성애자들을 ‘환영하지만 언제나 긍정하지 않는’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우리 교회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지 생각을 정리하고픈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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