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 “주식의 절반 직원에… 회사 발전의 주역들이죠” 기사의 사진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이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삼구빌딩 본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닌 직원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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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는 직원을 회사의 진짜 주인으로 여긴다. 많은 직원이 청소와 경비 업무를 담당하지만 입사하면 대부분 정직원으로 발령 내고 명함도 만들어준다. 회사 주식의 절반 정도를 직원들에게 나눠준 그의 명함은 ‘책임대표사원’으로 돼 있다. 그는 회장이나 사장 명칭은 맞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친다. 다만 전체 사원을 대표하는 책임 있는 사원일 뿐이라는 것이다. 바로 삼구아이앤씨 구자관 창업자 이야기다.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삼구빌딩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삼구아이앤씨는 어떤 회사인가.

“청소, 경비,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하려고 하진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이 세상의 빛과 공기와 같은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절대 없으면 안 되는 일을 우리 회사의 소중한 가족들이 하고 계신다. 만약 다니던 회사 사장님이 오늘부터 청소부를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청소부에게 주던 월급을 직원들에게 더 줄 테니 청소하면서 근무하라고 하면 다 도망갈 것이다. 필요한 일이지만 그런 일은 내가 직접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직원들은 남들이 돈을 받고도 안 하겠다는 일을 한다. 사원들 연령층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사람들이 청소부나 경비직 등을 하대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우리 회사에서는 청소하는 남자직원은 ‘선생님’, 여자직원은 ‘여사님’이라고 호칭한다. 남들이 꺼리는 일을 하지만 그분들도 집에 가면 사랑하는 가족의 가장이며, 자식들로부터 존경받는 어머니 아버지다. 내가 돈을 받고도 안 하겠다는 일을 그분들이 적은 돈을 받고 해주는데 얼마나 감사한가. 하지만 그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정말 별로 없다. 그런 분들이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라 존중해줘야 한다. 나는 호텔에 묵으면 반드시 손편지를 쓴다. 깨끗하고 편안하게 치워주셔서 감사했다고. 그리고 1만원을 놓고 나온다.”

-예상과 달리 대부분 직원이 정규직이라고 들었다.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청소, 경비, 식당 설거지를 하는 사람 등 그 어떤 분이든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 대부분 정직원 발령과 동시에 명함을 만들어준다. 대다수는 평생 명함을 써본 일이 없는 분이다. 가끔 친인척을 만나면 누구 엄마 전화번호 묻고, 종이에다 자기 전화번호를 써주곤 했다. 하지만 이제 명함을 건넨다. 그만큼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 언젠가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청소하는 분이 대출받으러 와서 그 회사 정직원이라고 말하고 명함도 갖고 있는데, 맞느냐는 문의였다. 긴급 생활비에 쓰겠다며 겨우 몇 백만원 융자받으려던 그분이 명함도 없고 정직원이 아니었다면 가능했겠는가. 우리는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사다. 그분들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 직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6개월만 지나도 퇴직금을 지급한다. 일부 못된 사업주들이 직원 퇴직금을 안 주려고 11개월29일이 되면 자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특별히 그렇게 신경 쓰는 이유가 있나.

“처음 2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원이 2만3000여명이다. 우리 회사 고객사가 335개, 현장이 1100곳 넘는다. SK 등 5대 그룹과 다 거래한다. 20년 넘게 거래한 회사도 적지 않다. 소중한 인연이 귀중한 인연으로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누가 그렇게 했느냐. 나는 거래를 위해 어디를 찾아간 일도 없다. 전부 우리 회사 현장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 회사와 거래하는 것은 내가 예뻐서가 절대 아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일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본사)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게 아니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회사가 커지고, 내 월급도 주는 것이다. 어떤 회사든 사장이 부하직원들 월급을 챙겨준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직원들이 사장 월급을 주는 것이고 회사를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업하면 남는 게 있나.

“작년에 매출이 6100억원이었는데 48억원 이익을 남겼다. 우리 같은 기업은 사업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 시작부터가 잘못이다. 이익은 거의 생각 안 하고 있다. 자선 봉사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건 아니다. 이익은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회사가 발전하면 나중에 회사 자산가치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 현재 우리 회사 주식 47%는 직원들이 갖고 있다.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단 한 주도 딸이나 아들이나 집사람 등 일가친척에게 주지 않았다. 회사 중역이 40명인데 일가친척, 지인 단 한 명도 없다.”

-요즘 청소년들이 취업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얘기가 나오고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말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오뚝이처럼 극복해 성공한 기업인이 됐는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젊은이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나는 국민학교, 현재 말하면 초등학교 때 꿈이 실업자(당시 ‘실업가’라는 단어를 몰라)였다(웃음). 젊은이들이 일거리 없다고 할 게 아니라 희망을 갖고 더 찾아보고 계속 노력했으면 좋겠다. 세상엔 할 일이 아주 많고, 창조할 것도 넘쳐흐른다.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미래 변화를 예측해 준비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금수저, 흙수저 얘기 많이 하는데, 철저히 흙수저였던 나도 새로운 도전에 목숨을 걸고 대들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 구자관 대표의 ‘도전 인생’
예순 넘어 대학생 되고 일흔에 수상스키 배우고…

구자관(72)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은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탓에 결석을 밥 먹듯 하며 가까스로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낮에는 아이스케키통과 구두통, 메밀묵통을 멘 채 서울 청계천에서 보냈고 밤에는 야학을 했다. 고등학교 들어갈 나이에도 낮에는 걸레와 빗자루를 만드는 공장에 나가고 밤에는 고교 야간부에 다녔다.

군에서 전역한 뒤 부인과 함께 건물 청소를 다니며 일하다 여사님 두 분을 모시고 1968년 작은 청소 업체를 설립했다. 청소용 왁스를 제조하겠다고 나선 공장에 불이 나 온몸의 절반 이상이 3도 화상을 입고 빚더미에 앉는 등 고난은 계속됐다.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꼼꼼하고 성실하게 청소를 잘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은 직원 2만3000여명, 매출 6100억원(2015년),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이 됐다.

어떤 역경도 극복하지 못할 게 없다는 그는 63세에 번지점프를 하고, 64세에 대학에 들어가고, 70세에 수상스키를 배우는 등 인생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오종석 기획·경제부국장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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